국산 자동차 수출 확대 쌀·닭고기는 개방 제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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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6일 태국을 제외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자유무역협정(FTA) 분야 중 상품 무역협정을 최종 타결짓고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은 2010년까지 각각 수입의 90%에 해당하는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고 2016년까지 나머지 7%에 대한 관세를 0~5% 수준으로 내리게 된다. 대상국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브루나이.미얀마.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싱가포르 9개국이다.

이번 FTA 협정 체결은 칠레.싱가포르.유럽자유무역연합(EFTA)에 이어 네 번째다. 이로써 한국의 FTA 협정 체결국은 모두 14개국으로 늘어난다. 싱가포르는 개별 협정 체결에 이어 이번에 아세안의 일원으로 다시 FTA를 체결한 셈인데, 양국은 품목별로 유리한 내용을 채택할 수 있다.

외교부는 국회 비준 등을 거쳐 올해 안으로 협정이 발효되도록 할 계획이다. 협정에 따라 아세안 주요국들은 2010년 또는 2016년까지 현지 조립 생산차.완성차.부품 등의 관세를 5% 이하로 인하하거나 철폐하게 된다. 주요 철강 제품도 마찬가지다. 국내 농가에 큰 피해가 우려됐던 농수산물 중 쌀.쇠고기.닭고기.마늘과 주요 과일 등 45개 품목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됐다.

민감 정도가 높은 다른 농수산물 품목은 장기간에 걸쳐 현행 관세의 20% 수준을 감축하는 선에서 합의됐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물품 중 100개 품목에 대해선 '한국산'을 인정해 특혜관세를 부여하되 FTA 발효 5년 뒤 특혜관세 부여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도록 단서조항을 달았다.

이번 협정이 발효되면 한국은 자동차 등 기술집약적 공산품의 수출이 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아세안 회원국은 섬유 등 경공업 제품과 농산물의 수출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김한수 FTA국장은 "특히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업체의 점유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아세안과의 상품 무역협정 외에 올해 초에 시작된 서비스협정과 투자협정을 오는 12월 한-아세안 정상회의 이전에 타결한다는 방침이다. 아세안은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의 4대 수출(274억 달러) 지역이며, 수입은 5위(260억 달러), 현지 투자 진출은 중국.미국에 이어 3위(136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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