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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글중심

'서울공화국'은 문제지만...공공기관 지방이전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9;서울 초등학생이 그린 한반도 지도&#39;로 불리는 그림. <온라인 커뮤니티>

&#39;서울 초등학생이 그린 한반도 지도&#39;로 불리는 그림.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수도권), 시골(지방), 그리고 귤(제주도). 인터넷에 ‘서울 초등학생이 그린 한반도 지도’라는 이름으로 퍼진 그림입니다. 서울 외의 지역은 모두 시골이라는 인식을 나타내는 이 그림은 ‘서울공화국’의 심각성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지방’이라는 한 단어로 서울 외의 지역을 모두 뭉뚱그려 지칭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심각합니다. 총인구 5000만 명 중 서울 인구가 1000만 명, 수도권 인구가 2500만 명으로 총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준이니 서울공화국이란 말이 영 터무니 없지는 않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정부와 여당이 나섰습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서울과 수도권은 과밀화의 고통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지방은 소멸론의 위기감 속에 정체되어 있다”며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중 이전 대상이 되는 122개 기관을 적합한 지역을 선정해 옮겨가도록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자치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을 통해 지방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인데요.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후보시절부터 참여정부에서 시작한 지방분권을 적극적으로 계승할 것을 밝혔고,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주창하며 강한 지방분권 의지를 보였습니다.

아직 말만 나왔는데도 공공기관 지방이전 발언의 여파는 큽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 서울을 황폐화 시키겠다는 의도밖에 없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다소 갑작스러운 발표에 당사자인 6만여 명의 공공기관 직원들도 술렁이고 있습니다. 어느 기관이, 어디로 갈지 아직 불분명한 가운데 “이산가족 되는 것 아니냐”, “주말부부, 기러기 가족 되겠다” 등 벌써부터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제기됩니다. 지방분권 정책으로 야심차게 출범한 행정수도 세종시의 업무 효율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인데요. 세종시 공무원들이 서울에 있는 국회와 청와대로 출장을 다니느라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적, 금전적 비용이 상당하다는 지적입니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지방으로 이전하게 될 공공기관 직원들의 반발과 우려도 이해는 갑니다. 한 네티즌은 "혁신이 없는 혁신도시"라는 글을 올렸네요. 혁신도시는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새로 자리를 잡은 곳입니다. 이 네티즌은 "혁신도시엔 공공기관, 아파트, 도로만 있을 뿐이지 쇼핑시설이나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지방으로 내려간 공공기관이 잘 자리잡고 있는지, 무리한 점은 없었는지 등을 꼼꼼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정부도 공공기관을 무조건 지방으로 이전하는 게 아니고, 공공기관의 업무 성격 등을 감안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전주로 내려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운용인력 채용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지요. 이런 불합리한 사례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충분한 토론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글중심(衆心)’에서 더 다양한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 어제의 e글중심 ▷뱉은 말도 주워 담는 카톡, 이제 ‘친구 삭제’도...?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뽐뿌

“내부 분위기를 간단하게 적자면, 지방 이전 대상이 될 거 원래 다들 예상하고 있었음. 맞벌이인 경우나, 애들이 중고생인 경우는 대부분 기러기 생활 예상됨. 외벌이이거나, 아이가 어리거나, 미혼인 경우는 대부분 따라서 내려갈 예정. 원래 예상하고 있었다지만, 어쨌든 내가 지방 가야 하는거 짜증은 좀 남. 짜증은 나지만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원인과 목표에 대해선 다들 공감하긴 함.

지방 내려가게 됐다고 퇴사하거나 할 사람은 사실상 제로(전에 국책연구기관들 세종시 이전했을때도 엄청 많이 퇴사했다고 기사 났었는데 알고보면 정년퇴직 등 자연발생분으로 과장기사였음) 힘들게 들어왔는데, 나가서 어딜 또 들어간다고 지방 이전으로 퇴사를? 박사급 인력도 마찬가지. 나이 먹은 사람들 나가고 새로 젊은 직원들 뽑으면 회사 입장에선 개이득. 어디로 갈지가 가장 관심사. 세종, 원주 정도면 베스트고 진주나 나주같은데 떨어지면 ㅜㅜ 결국 서울과의 거리가 가장 중요하고, 또 하나 관심사는 가게 되면 특별분양은 받게 되나? 거기 아파트값은?뭐 이정도 분위기네요.”

ID ‘Rockon78’

#다음

“잘하고 있다. 그게 서울 집 값 잡는 정답이다. 공공기관과 서울에 집중된 인프라를 지방으로 이전함으로써 자연스레 인구가 분산되며 국가 균형발전은 덤으로 따라온다. 지방에 살고있는 사람도 똑같이 세금내고 사는데 대한민국에서 서울을 제외한 지역은 이제까지 완전 찬밥신세였다.”

ID’뻘낙지‘

#네이버

이 정책이 잘못된 것이 말로는 혁신도시이지만 혁신이 없는 도시다. 그냥 공공기관+아파트+도로만 있을 뿐이지 상업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도 없고 쇼핑시설이나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냥 발전이 없는 도시임”

ID ‘myva****’

#엠엘비파크

“특히 결혼하고 자녀 있는 사람은 지방에 직장이 옮겨도 서울에 집을 두고 주말 부부 합니다. 자녀데리고 이사갈 거라고 생각 안합니다. 교육 인프라 자체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죠.. 실제로 일부 지방으로 이전한 공기업 보면 대부분 주말부부 합니다.”

ID ‘captainQ’

#82쿡

“빨리 시행했으면 좋겠네요. 저도 직장이 강남이라 아침마다 그 복잡한 시내 운전하려면 정말 죽을 맛인데 직장만 지방으로 간다면 뒤도 안 돌아보고 지방으로 내려갑니다. 우리 가족 이 지저분하고 복잡하고 터무니없는 집값 서울에 버티고 사는 이유는 딱 하나 먹고 살아야하니 직장 때문이에요. 기업 공공기관 국가기관 대학 전국팔도로 싹 다 분산 시키자구요. 뭐하러 넓은 국토 놔두고 서울 경기도에 바글바글 모여 사나요.”

ID ‘good’

#클리앙

“꿈도 못 꾼 일이니 당사자에겐 날벼락일 거에요. 생활터전을 옮긴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구요. 당장 옮기는 게 아니니 알아서들 잘 하시겠지만...다만, 참여정부 시절 공공기관 이전 공표하고 나서 들어온 기수들.. 취준생일땐 이어도라도 보내주면 감사하게 가겠다고 생각했을텐데, 막상 들어오니 그게 아니겠지요.”

ID ‘와담쎙’

#네이버

“서울과 주변 도시들 즉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고 경제가 3/4가 몰려 있는게 정상적인 국가는 아니죠. 서울이 황폐화 좀 되면 어때요. 지금 서울 집값 보세요. 그럼 집값 잡으려고 각종 부동산 대책을 세울 필요도 없고요. 지방은 죽어 문드러져있는 것 안 보입니까? 한국당님! 같이 좀 삽시다. 넓은 한반도를 두고 서울에만 몰려 사는 것은 이 얼마나 비효율적입니까?”

ID’keun****‘


정리: 김혜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