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協 회장 10억대 횡령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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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과 임원들이 골프장 건설 및 국내 골프대회 운영과 관련해 수십억원의 협회 예산을 불법 전용한 혐의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18일 KPGA 김승학 회장이 2001년 7월부터 전북 익산에 웅포골프장 건립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사회 의결없이 불법으로 최소 10억원 이상의 협회 예산을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KPGM이란 마케팅회사로 빼내 착복한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협회 임직원들이 2000년 5월부터 매월 8백만~1천만원씩의 협회 운영비를 국내 골프대회 운영비로 지출한 것처럼 가짜 세금계산서를 꾸며 직급별로 나눠 챙겨온 혐의도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달 KPGA의 공금 유용에 대한 제보를 입수하고 내사해 왔다.

경찰은 17일 KPGA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협회 결산보고서.주식금 납입통장 등 관련 서류 일체를 확보했으며, 18일 협회 이사 金모(56)씨 등 관계자 다섯명을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이 대체로 혐의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범행 가담 정도가 심한 두세명은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잠적한 金회장 등 협회 간부 일곱명의 검거에 나서는 한편 법무부에 이들의 출국금지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으로 전북 지역에서 그동안 환경 파괴 논란을 빚어온 웅포골프장 건립 사업이 고비를 맞게 됐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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