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국회 존재 이유 보여달라” 규제혁신 법안 처리 요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지금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다“며 ’국회가 초당적으로 판문점 선언을 뒷받침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를 진척시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지금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다“며 ’국회가 초당적으로 판문점 선언을 뒷받침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를 진척시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민생과 경제에 대해서만큼은 진정한 협치를 기대해 본다”며 “입법부로서 국회의 존재 이유를 국민에게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정기국회가 개원한 시각에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은 국회가 민생과 경제에 활력을 넣어주길 바라고 있다”며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된 민생 법안과 규제혁신 법안에 대한 국회 통과를 또 당부했다.

정기국회 개원 시각 청와대 회의 #판문점 선언 비준도 거듭 당부

문 대통령은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법안과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규제혁신 법안들이 처리되지 않고 있어 국민은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좋은 정책과 제도도 적기에 맞춤으로 시행돼야 성공할 수 있고, 늦어지면 피해는 결국 국민과 형편이 어려운 분들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점을 특별히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의 이견으로 인터넷전문은행 등 은산분리 완화 정책 등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이어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언급하며 “일자리, 양극화,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최대 현안이라는 데 여야 간의 의견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문 대통령으로선 입법 등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이에 국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부터는 먹고사는 문제로 표가 갈릴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며 “민생 법안의 경우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야당에 진정 어린 협조를 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신임대표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 전후로 여야 영수회담을 빨리 추진해 볼까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특사로 하는 2차 대북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하는 만큼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도 거듭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로 한반도의 평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가는 것이어서 정부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면밀하게 살피고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국회가 초당적으로 판문점 선언을 뒷받침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를 진척시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55회 방송의 날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지난 10년, 우리 방송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국민은 우리 방송의 공공성이 무너져내리는 것을 참담하게 바라봐야 했다”며 “방송 본연의 사회적 역할과 공적 책임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5월 ‘국경없는기자회’에서 발표한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의 순위가 크게 올랐다”며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흔들림 없이 바로 세워 달라. 정부도 철저히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