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커밍아웃’ 9살 어린이의 죽음

저멜 마일스 [사진 KDRV 화면캡처]

미국의 아홉 살짜리 어린이가 동성애 커밍아웃 후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ABC방송과 지역언론 KDRV 등에 따르면 콜로라도 주 덴버의 조 슈메이커 초등학교 4학년생 저멜 마일스는 개학 나흘 만인 지난 23일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에 불과한 어린이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마일스의 어머니 리아 피어스는 “아들이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커밍아웃한 뒤 집단 괴롭힘을 당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피어스에 따르면 마일스는 여름방학 기간 가족들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그는 “운전을 하고 가는데 뒷자리에 앉은 아들이 ‘엄마, 나 게이야’라고 말했다. 장난으로 생각하고 돌아봤는데, 아들이 온몸을 웅크린 채 무척 두려워하는 표정이었다. 그래서 ‘그래도 너를 사랑해’라 답해주었다”고 진술했다.

이후 마일스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옷도 더 여성적으로 입고 싶어했고, 소지품도 여자아이들 것을 사주기를 원했다.

피어스는 “(아들이) 개학 후 학교로 가면서 ‘게이인 것이 자랑스럽다. 친구들에게도 당당히 말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학교에서 돌아와 누나에게 ‘친구들이 죽어버리라고 했다’면서 속상해했다”고 말했다.

마일스는 장차 유튜브 등을 통해 유명한 사람이 돼서 엄마를 위해 새집을 사주겠다는 꿈을 가진 아이였다. 피어스는 “(마일스는) 내게는 하나밖에 없는 너무나 소중한 아들”이라며 “아들의 죽음이 또래 간 괴롭힘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덴버 교육청은 관할 구역 내 학부모들에게 공지문을 보내 사실을 알리고, 학생들의 충격 및 파급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각 학교 사회복지사 수를 임시 증원했다고 밝혔다.

덴버 경찰은 이번 사건을 자살로 잠정 결론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