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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후유증·연말연시 등 들뜬 분위기|자녀 탈선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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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청소년들의 성 문제를 주제로 한 강좌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대입학력고사와 고입연합고사를 치르고 난 청소년들은 때마침 고조될 연말 분위기에 휩쓸려 성 문제를 비롯한 각종 비행을 저지를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임상성학회·대한가족계획협회·흥사단청소년상담실은 공동으로 22∼25일 흥사단 강당에서 「청소년 성 문제와 대책」에 대한 특별강좌를 열고 있다.
대한가족계획협회는 21∼25일 잠실 롯데월드 백화점 10층 문학센터에서 「사춘기 자녀의 성교육을 위한 부모교실」을 열고 있으며, 서울YMCA도 최근「학력고사이후 청소년·소녀의 성 문제」에 관한 학부모 대상의 성교육강좌를 가졌다.
22일 흥사단 강당에서 「포르노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성적 유해환경의 실태와 대책을 발표한 청소년상담연구소 이명용소장은 『청소년들의 절반 가량이 포르노로 분류되는 인쇄 및 영상매체를 이미 접하고 있는데다 퇴폐·향락산업의 번성으로 청소년들이 무분별한 성행위를 실제 모방할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한데도 어른들이 「우리아이」만은 성 문제에 관심조차 없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한갓 「망상」일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태도는 심지어 임신이나 성병 감염 등의 문제가 생겨도 청소년들이 부모와 의논해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거나 등교거부·가출 등 다른 문제들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국임상성학회 정동철회장도 『중요한 시험(학력고사·연합고사)이후 졸업때까지는 청소년들이 성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무렵에는 청소년들이 보호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마음과 독립적 존재로 인정받으려는 심리가 극대화되고, 성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한 청소년기의 생리적 욕구가 시험 부담이 없어짐에 따라 공동화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청소년들의 성 문제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부모와 자녀 사이에 대화가 적을수록 자녀가 일찍부터 성 경험을 하며 계속해서 성에 대해 방종한 경향이 나타나므로 평소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사랑의 참뜻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하면서 성충동이란 얼마든지 절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23일 오후 흥사단강당에서 「조기 성 경험의 현실과 대책」을 발표한 영동세브란스병원 이홍식직정신과장은 『가장 즐겁고 낭만적으로 지낼 수 있는 사춘기를 악몽처럼 괴롭게 기억하는 성인들의 대부분은 성과 관련된 이 시기의 갈등과 고통 때문』이라면서 올바른 성교육을 받은 사람들일수록 책임감·자제력이 높다는 연구결과에 비춰보더라도 청소년들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성지식을 갖게 하는 것은 결코 「불필요한 자극」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미 81년도 고교생의 약28%가 성교 경험을 갖고 있다든가, 미혼모가 78∼84년 사이에 약3배로 늘었다는 등의 통계에 비춰볼 때 청소년들의 성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데다 이 시기의 첫 경험 상대가 주로 매춘여성이므로 성병·AIDS감염, 죄악감 등 더욱 많은 문제가 따른다는 것. 따라서 이 같은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성교육, 그리고 부모와 자녀사이의 충분한 대화만이 최선의 대책이라는 것이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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