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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짧아 하루산행 거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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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충남의 명산 계룡산국립공원이 새로운 휴양지로 변모하고 있다.
공원지역내에서 이미 온천수가 발견돼 마지막 시추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계룡산 진입로공사가 펼쳐지고 있고, 최근에는 새 등산로도 공개되어 행락객들을 부르고 있다.
교통이·편리하고 산세가 수려한 도시배후공원으로서 유명한 계룡산에는 요즘 하루 5천∼7천명의 행락객이 찾아들고 있으며, 주말에는 무려 2만∼3만명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한해 1백30여만명이 몰려드는 계룡산은 인파만큼이나 수용한계를 넘어선 차량으로 심각한 주차문제 등 교통난을 낳고 있다.
지난주말에는 5천여대의 차량이 이곳으로 한꺼번에 몰러드는 바람에 공원입구인 박정자삼거리에서 주차장이 있는 관광단지까지 4㎞정도 차량행렬로 꽉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측은 주차장이 있는 동학사와 갑사쪽에서 두개의 도로개설을 추진, 교통난을 해결할 계획이다.
이 도로는 공주쪽에서 갑사로 들어오는 2차선 관광도로(11·5㎞)로 40억원을 들여 이미 착공했으며, 동학사입구인 관광단지에서 박정자삼거리까지 또 하나의 우회도로(4·9㎞)가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한참 공사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계룡산의 면모를 일신하고 있는 것은 온천지 개발에 따른 종합휴양지로서의 발돋움이다.
그동안 계룡산은 온천 (유성·11㎞)과 골프장(유성컨트리, 2·5㎞)을 갖춘 국내유일의 행락코스로 꼽혀왔으나 공원지역내에서 온천수가 발견돼 온천지역으로 고시되면서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종합휴양지로 떠오르고있다.
나성인터체인지에서 공주쪽으로 가다보면 계룡산입구로가는 박정자삼거리가 나온다. 『국립공원 계룡산』이란 팻말의 안내를 받아 관광단지로 1㎞쯤 더 올라가면 공주군 반포면 학봉리 마을이 나오는데 여기가 바로 휴양지 개발 꿈에 부풀어 있는 곳이다.
마을은 수려한 장군봉(5백40m)의 아래에 자리잡고 있어 천혜의 관광지임을 느끼게 한다.
이곳은 당국에서 허락받은 12개의 시추공가운데 11개를 마무리짓고 막바지 시추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이곳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어 각종 숙박·온천시설이 들어선다는 설렘속에서 땅값이 껑충껑충 뛰는 바람에 공주세무서의 투기억제 대책반까지 찾아들었다.
학봉리마을에서 복덕방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욱씨는 『이 일대가 온천지역으로 본격 개발되면 계룡산은 산과 온천을 끼고 있는 전국 제1의 종합휴양지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어쨌든 지난 6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계룡산이 2O년만에 온천수개발과 도로개설로 구태 의연한 모습을 벗고 있는 가운데 이산은 여전히 전국의 인파를 끌어 모으는 매력이 있다.
서울 2시간30분, 부산 3시간4O분, 대구 2시간20분, 광주 2시간50분, 전주 1시간2O분, 청주 45분거리의 남한 핵심에 위치한 계룡산은 우선 교통이 가장 편리한 지역이며, 오래된 국립공원이어서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것이 특징.
동학사쪽에 5백여대, 갑사쪽에는 3백여대의 차량이 들어갈 수 있는 주차장 시설이 있다. 또 호텔(60실), 여관(1백61실), 민박 등 각종 숙박시설을 비롯, 음식점·상가·다방 등이 즐비하다.
특히 차량을 가지고 올 경우 평소에는 괜찮으나 일요일에는 수천대의 차량이 붐비기 때문에 오후보다는 오전을 택하는 것이 교통난에 덜 시달리는 방법이라고 계룡산관리사무소 이내속소장은 말한다.
주말에는 인파가 밀려 숙박시설을 미리 예약해야 되는데 관리사무소 (042(822)4004)에서 예약소개를 받을 수 있으며, 유성으로 빠져나가더라도 요즘에는 좀처럼 숙소잡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계룡산이 온천을 끼고 있는데다 교통까지 편리한 것이 최대 이점이기도 하지만 별로 높지 않은데도 산세가 뛰어난 것이 돋보인다.
최고봉 천황봉이라고 해야 8백45m. 그러나 산세는 흡사 서울을 감싸는 북한산을 닮았다.
계곡이 짧은만큼 하루의 등산코스로서 안성마춤이고, 안전사고의, 위험이 적다.
그러면서도 태고의 원시림 같은 깊은 계곡의 맛도 느낄 수 있는 곳이 계룡산이다.
지정 등산코스로는 당초 4개였으나 산림훼손 등으로 지금까지 2군데만 허용해오다 최근 1개의 코스를 더 개방했다.
비교적 가족끼리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코스는 3시간 거리의 남매탑코스(4·7㎞).
이 코스는 동학사에서 남매탑과 금잔디고개를 거쳐 갑사로 이어지는 무난한 등산로.
산이 가파라 다소 어려운 코스가 은선폭포코스(5·1㎞).
동학사에서 은선폭포·관음봉(8백l6m)을 거쳐 갑사로 들어가는데 4시간 정도가 걸린다. 이 코스는 관음봉아래의 산기슭이 가파르고 험해 가족끼리의 등반은 어렵다.
또 색다른 코스로는 최근에 개방한 신원사→관음봉→은선폭포코스가 때묻지 않은 자태를 드러내고 있고 본격 등반코스로는 관광단지에서 삼불봉 (7백50m), 관음봉을 거쳐 동학사로 들어가는 1O㎞ 5시간코스가 산악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등산시에는 가뭄으로 계곡이 말라있어 식수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또 계룡산을 찾을 때는 인파로 북적이는 동학사폭보다 한적한 갑사쪽을 고려하는 것도 즐거운 행락을 위한 한 방법이다.
계룡산의 품안에도 숱한 명승고적이 있어 볼 것이 많지만 근교에도 유명한 지역이 산재,연계관광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공주 1시간, 부여 1시간4O분, 대청댐 1시간20분, 독립기념관 1시간, 온양온천 1시간20분 거리에 있어 계룡산을 즐긴 후 이 가운데 한곳을 더 들른다면 더할 나위 없는 여로가 될 것이다.
◇교통편=버스건 기차이건 대전을 거쳐 동학사까지 들어간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대전행 고속버스가 오전6시부터 10분 간격으로 있으며, 대전까지 운행한다.
열차는 20분마다 있으며, 새마을호·무궁화호·통일호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대전에서 동학사까지 오전6시부터 좌석(3백50원)·입석(1백80원) 버스가 10분만에 한대씩 밤10시까지 운행된다. <계룡산=방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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