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의 고향 시애틀 " 커피稅 N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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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스타벅스 커피의 본고장인 미국 시애틀에서 에스프레소 커피에 세금을 매기자는 주장이 제기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시애틀은 1천여개의 커피숍에서 매일 20만잔의 에스프레소 커피가 팔려 나가는 '에스프레소의 도시'다.

지지자들은 에스프레소 잔당 10센트(1백20원)씩 연간 7백만달러(약 84억원)의 세금을 걷어 불우한 가정의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보모 육성과 같은 아동 지원에 쓰자고 제안했다. 세금이 붙는 커피는 라테나 모카 등 에스프레소 계열이다.

"나와 마찬가지로, 매일 아침 더블 바닐라 라테 한 잔에 3.5달러(약 4천2백원)를 낼 용의가 있는 사람들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들에게 10센트씩 더 내는 것을 싫어하지 않을 것"이란 게 주창자 존 버뱅크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반대자들은 "실제로 세금으로 걷힐 돈은 3백만달러에 지나지 않으며 그나마 수많은 영세 커피숍에 부담을 안길 뿐"이라고 반박해 왔다.

조그만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제프 밥콕은 "춥고 습기찬 시애틀의 환경과 문화에서 에스프레소 커피는 사치품이 아니라 생필품"이라며 "특정 상품에 임의로 세금을 매기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찬반이 거의 반반으로 팽팽했었다. 그러나 16일 투표 결과 68% 반대로 부결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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