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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의 비밀 술술 풀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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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원산도에서 출토된 ‘청자동자형연적’ 조각(左)과 일본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이 소장한 ‘청자동녀형연적’.

고려 비색(翡色) 청자의 비밀을 벗겨줄 청자 조각 1000여 점이 공개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김성범)은 9일 서울고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1월 충남 보령시 원산도 인근 해역에서 인양한 청자 조각을 선보였다. 온전한 형태가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크지만 완형(完形)일 경우 국보.보물급에 해당하는 유물이라는 평가다.

해양유물전시관 측은 이날 지난 5개월간 정리.분석.연구한 결과를 내놓았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다양한 형태의 청자를 엿볼 수 있다는 것. 일상용기인 대접.접시를 비롯해 꽃병.베개.의자.향로.연적 등 여러 용기의 파편이 발굴됐다. 유물전시관 한성욱 전문위원은 "색깔.크기.용도.기법 등 비색 청자의 특징을 종합판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발굴 유물들은 13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 표시가 음각된 조각들이 나왔는데, 이는 1230년대 전남 강진 사당리 가마터에서 제작됐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음각 '○' 부호가 새겨진 청자는 강진 사당리 가마터에서만 확인됐다. 12세기에 융성했던 비색청자가 13세기 전반에도 생산.유통됐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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