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피자헛 구리점이 강남 제친 비밀은 …

프랜차이즈 외식업체의 전국 지점 가운데 가장 장사가 잘되는 곳은 어딜까? 패션의 거리 명동, 문화의 거리 서울 대학로, 젊음의 공간 서울 강남역 등 흔히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떠 올릴수 있다. 그러나 뜻밖에도 매출 1위 지점은 서울이 아니라 지방인 경우가 적지 않다. 전국 340곳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피자헛의 네트워크중 몇 년 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 경기도 구리점이다.

미스터피자의 광주광역시 중앙점도 수위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서 1등하는 지점은 경기도 수원 역사점이다. 물론 지리·환경적 요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타지점과 차별화하서비스가 성공요인이라고 본사측은 하나같이 설명한다. 업종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일등 매장’의 비결을 알아봤다.

◆제품도 서비스도 자체개발=미스터피자 광주 중앙점은 지난해 5월 개장한 이후 매출액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점 박성빈 사장이 내세운 성공 비결은 '매장 혁신'이다. 본사에서 진행하는 프로모션이나 인력교육 등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정직원 16명, 아르바이트생 20명을 채용하고 있는 이 지점은 주방팀과 매장팀으로 나눠 매달 회의를 한다.

새로운 서비스 방식부터 신 메뉴 개발 등을 놓고 토론을 한다. 이 매장에서 자체 개발한 키위 샐러드 드레싱, 갑자기 비가 올 때 고객에게 우산을 나눠주는 것 등이 모두 이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박 사장은 "외식업종에선 사람 관리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의 표정 하나 하나가 매출로 직결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직원의 복지에 세심한 신경을 썼다. 4대 보험 혜택을 주고 휴가.휴일을 보장했다.

또 치아 스케일링 비용도 지원했고, 직원가족을 불러 식사를 내고 가끔씩 와인 파티를 열었다. 매장이 스스로 개발한 복지 프로그램이다. 이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은 1년에 두 번씩은 2박3일 코스로 타지역의 고급 레스토랑과 경쟁 매장을 둘러본다. 시장 조사를 겸해서 휴가를 즐기라는 배려다.

◆지역 특화 서비스 개발=서울의 쟁쟁한 매장들을 제치고 2001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줄곧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피자헛 경기도 구리점. 이곳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동.강북지역, 경기도 남양주시와 인접해 있다. 서울까지 나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인근 경기도 지역 주민 대부분은 이곳의 편의시설을 이용하러 찾아 온다. 구리점은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 손님에게 놀이방과 가까운 자리로 안내한다.

샐러드를 즐겨 먹는 여성 손님들에겐 깨끗한 접시를 수시로 교체해 줬다. 다른 지점에 비해 매장이 넓은 편이라 어린이 단체손님 유치에도 힘썼다. 보통 외식업체에선 어린이 단체손님을 받는 것을 꺼린다. 접대가 쉽지 않은 데다 다른 손님들의 불평을 낳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광식 점장은 어린이단체손님 전담 서버를 뒀다. 접대에서 마무리까지 총괄하라고 했다. 이런 구리점의 '특별 서비스'가 점차 입소문이 나면서 이 지점은 구리지역 자녀 생일잔치의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상권을 최대한 이용=2년 전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 장엄탁 경인지역 본부장이 수원 역사점에 매장을 오픈하려고 할때 많은 사람이 반대했다. 대형 패밀리레스토랑이 입점할 수 있는 공간은 4층 유아용품 판매장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아웃백이 4층에 들어간 사례가 없었다. 패밀리레스토랑은 무엇보다 고객이 쉽게 올 수 있도록 대부분 1층에 있다. 그러나 장 본부장은 하루 유동인구 10만 명이라는 이곳 입지의 힘을 믿었다.

그리고 백화점.할인점이 밀집해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실제로 이는 4층이라는 약점을 보완하는 계기가 됐다. 손님들이 자리 안내를 위해 기다리는 동안 바로 붙어 있는 쇼핑 매장들을 둘러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변의 대학생과 영화관 고객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동선 곳곳에 홍보 간판을 세워 놓았다. 이 업체 박계윤 마케팅팀장은 "수원 역사점의 마케팅은 미국 본사 차원에서도 성공 사례로 꼽는다"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