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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정대표 기자회견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4일 오전 연희동을 전격적으로 방문해 전두환 전대통령을 만난 윤길중 민정당 대표위원은 오후 당사에 돌아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전전대통령이 사과·해명을 하기로 했다』며 서두를 꺼냈다.
그러나 윤대표는 『대화내용은 일체 밝힐 수 없다』며 계속되는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면서 『지혜로 판단해달라』 『잘 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막연한 말로 답변을 대신.
이날 윤대표의 기자회견은 당초 취임 6개월에 즈음한 「입장표명」으로 계획되었는데 질문은 모두 전씨 문제로 집중돼 「연희동 방문 청문회」가 되어버렸다.
다음은 1문 1답 요지.
-전전대통령이 사과·해명의 시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는가.
『그는 국회특위활동과 비리에 대한 각종 조사가 진행중인만큼 이를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부분에 대해서 사과한다고 했나.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해명과 사과를 하겠다고 했다.』
-사과·해명의 형식은.
『본인이 결정할 것으로 안다.』
-납득할 수 있는 선이란 무엇인가.
『구체적 얘기는 하지 않겠다. 기자 여러분들이 지혜를 가지고 판단해 달라.』
-국민들이 매우 궁금해하는 사안이 아닌가. 특히 재산반납문제도 거론됐는가.
『대화의 세밀한 내용은 여기서 밝히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구체적 얘기는 할 수 없다. 당의 입장을 원칙적으로 얘기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밝힌다.』
-일부의 「재산반납」주장에 대해 전전대통령의 심경이 불편하다는 얘기도 있는데.
『대화에서는 시종 정중한 예의를 갖추고 얘기했음을 알려드린다.』
-전전대통령이 국민여론이나 신문보도에 불만이나 섭섭함을 나타냈는가.
『내가 생각하기에 물론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섭섭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화내용은 밝히지 않겠다고 여러분에게 얘기했으니 자세히 말할 수 없다.』
-사과·해명을 촉구했는가.
『당의 입장을 얘기한 것이다.』
-최근 운동권학생들의 움직임에 대해 전전대통령의 반응은.
『그분은 그 문제에 대해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내 개인적으로 국회에서 조사활동이 진행중인 만큼 학생들도 이성을 찾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전씨 문제에 대한 당의 입장은.
『거듭 밝히지만 비리에 대한 법적 처리는 어느 경우에나 확고해야 한다. 그러나 전전대통령의 경우 전직 국가원수로서의 예우가 있어야 한다. 정치문제를 법률적 차원으로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사결과 전전대통령의 범법사실이 드러나면 그때도 사법처리가 보복적인 감정차원이라고 생각하나.
『가정법은 쓰지 말자. 현재 진상규명이 되어야한다는 전전대통령의 뜻은 확고하다.』
-전전대통령의 당원자격에 변동이 있을 가능성은.
『물어보지 않았다.』
-윤대표의 연희동 방문은 노태우 대통령의 지시인가, 혹은 어떤 협의가 있었나.
『절대 그런 일없었다. 시국이 어려우니 내가 당을 대표해 야당총재들을 만나 문제해결을 위해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하고 싶었다. 내 스스로 결단을 내려 나의 소신을 얘기한 것이다.』
-야당지도자들은 모두 만나 의견을 들었나.
『이미 만난 분도 있고 앞으로 만날 수 있는 분도 있다. 정치적인 문제이고 국회활동과도 관련 있는 만큼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무슨 얘기를 했나.
『대화내용을 밝히는 것은 문체해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말할 수 있는 것은 구체적으로 합의한 사실은 없고 정치문제를 풀어나가는데 견해를 같이 하자는 원칙적인 언급만이 있었다는 것이다.』
-원칙이 무엇인가.
『보복·감정적 차원이 아니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야당 총재들도 이 같은 해결방안을 국회대표연설에서 천명하지 않았는가.』
-당내에 연희동 방문에 대해이견이 있었다는데.
『(웃으면서) 반발하거나. 멱살잡은 일은 없었다.』
-전전대통령이 자신의 재산규모에 대해 밝힌 적이 있나.
『(확답을 피하며)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전씨 재산이 수백억, 수천억, 나아가 1조원이 된다고 했는데 이렇게 정치지도자가 책임 없는 발언을 하는 풍토는 사라져야한다.』
-두 사람 외에 배석자는 없었나.
『없었다.』
-전전대통령 내외의 건강상태와 근황은.
『개인적으로 「지금 그분들 심경이 어떻겠는가」는 생각을 한다. 나도 징역살이를 해봤지만 그분들 생활보다 차라리 징역살이가 낫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왜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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