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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김경수" VS "특검 힘내라"…특검 사무실 앞 갈라진 진보·보수

중앙일보

입력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드루킹 댓글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드루킹 댓글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드루킹' 댓글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51)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됐다. 김 지사는 자신이 받는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했다.

김 지사는 오전 9시 30분쯤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을 방문해 “이번 사건 관련 누구보다 먼저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국민도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검도 정치적 공작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 특검이 아니라 진실 밝히는 진실 특검이 되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킹크랩 시연회를 본 적이 있는지 ▶지방선거 관련 드루킹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 있는지 ▶드루킹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역으로 제안한 적 있는지 등에 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김 지사의 소환을 앞둔 오전 8시 30분쯤부터 특검팀 사무실 앞으로 김 지사의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이 모이기 시작했다. 특검팀 사무실 입구 앞에서는 진보단체가 맞은 편에선 보수단체가 맞불 집회를 열었다. 오전 7시 30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인해 현장은 더 혼잡했다.

 8월 6일 오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특검 출석에 대비해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현장 통제를 위해 경찰은 4개 중대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태윤 기자

8월 6일 오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특검 출석에 대비해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현장 통제를 위해 경찰은 4개 중대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태윤 기자

경찰은 4개 중대 약 300여명을 투입해 현장을 통제했다. 특검 사무실 100m 밖에서부터 경찰차 3대를 동원해 진입로를 차단하고 폴리스라인을 형성했다. 지난 5월 4일 김 지사가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해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 경력 1개 중대를 투입했던 것과 비교해 4배나 인원을 늘렸다. 특검팀에서도 파견수사관과 파견경찰 5명가량을 건물 입구에 배치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

오전 9시가 넘어가면서 진보단체와 보수단체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진보단체 회원 30여명은 특검사무실 입구에서 “특검의 언론플레이 국민 눈에 다 보여”라고 적힌 8절지 종이를 들고 기습시위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들은 분홍색 장미 꺼내 들고 “김경수 힘내라”라는 구호를 외치다가 경찰에 제지를 받았다.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 반대편에도 김 지사의 지지자들이 모여 “김경수 힘내요. 당당히” 같은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그를 응원했다.

6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로 소환된 가운데 지지자들이 건물 뒷 편에서 김 지사를 응원하고 있다. 박태인 기자

6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로 소환된 가운데 지지자들이 건물 뒷 편에서 김 지사를 응원하고 있다. 박태인 기자

자신을 김경수 지지자라고 밝힌 김석준(58) 씨는 “죄가 있다면 죗값을 받아야 하지만 김 지사는 죄가 없다. 특검이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대편에서는 태극기 부대 30여명이 태극기와 성조기 들고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민주주의 파괴 드루킹 댓글공작 대선 불법 여론조작 철저히 진상규명”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특검을 응원했다. 진보·보수 단체 회원 외에 일반 시민 40여명도 김 지사가 소환되는 장면을 기다렸다.

특검팀이 수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응원했다는 황경구 애국순찰팀 팀장은 "언론에 공개된 정황보다 경찰 수사가 미진하다고 생각한다. 살아있는 정권을 수사하는 특검이 부담을 많이 느낄 것 같은데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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