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아이셋맞벌이] "장난감 사 줘" … 일주일 버티면 잊겠지 했는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지금 애들 데리고 장난감 가게에 왔어. 아무래도 OOO기차를 사줘야 할 거 같아…."

회사에서 늦게까지 일하고 있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퇴근한 아빠를 보자마자 아이가 OOO기차를 사달라고 졸랐던 것이다. 사실 일주일 전부터 큰아이는 아빠.엄마만 보면 OOO기차와 △△△로봇, 그리고 자동차를 사 달라고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집에 비슷한 장난감이 있기도 하고, TV광고를 보고 순간 반한 것이니 일주일 정도만 버티면 잊어버리겠지 싶어 "다음에, 다음에" 하면서 미루고 있던 중이었다. 게다가 친정어머니는 집안만 어질러 놓는다며 장난감 사는 것을 반기지 않으신다. 특히 아직 어린 막내가 장난감을 자꾸 입에 넣는 바람에 조심스러운 면도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 평소 '원래 아이들은 TV에서 광고하는 장난감을 가장 갖고 싶어하는 법. 나도 어릴 적에 갖고 싶었던 것을 아빠가 사주면 기분이 좋았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남편은 눈치도 없이 대뜸 또 장난감을 사주려고 하는 것이다.

순간 '얼마나 비쌀까? 친정어머니가 또 짜증 부리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자상한 아빠'의 모습을 지켜줘야 하는 의무감이 있는 엄마로서, 가게까지 갔다는데 사주지 말라고 말릴 수만은 없었다. 게다가 좋아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니 "너무 비싼 것만 사주지 말라"는 당부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퇴근해 보니 방안 가득히 장난감 박스가 어질러져 있고, 꽤 폼 나는 기찻길도 만들어져 있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짱구는 못말려'도 안 보고 11시까지 OOO기차만 가지고 놀았다니까." 남편은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기분이 좋은가 보다. 사실 사흘 후면 싫증 내고 갖고 놀지 않을지도 모르고, 달랑 한 개만 구입한 탓에 아이끼리 이걸 가지고 싸워 사준 걸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은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니 나도 기분이 좋다.

박미순 레몬트리 기자

장난감 구입 성공사례

① 스쿨버스 플레이텐트

3년 전 수입쇼핑몰(www.babytoctoc.co.kr)에서 8만원대에 구매대행으로 구입한 것. 버스 모양으로 된 노란색 부직포 자동차인데 납작하게 접히기 때문에 보관할 때도 좋고, 안에 들어가면 아늑해서인지 아이들도 좋아한다. 볼풀텐트와 비교하다 볼풀이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도 하고, 공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닐 것이 뻔해서 이걸로 구입했었다.

② 비눗방울 놀이 세트

트럼펫 형태로 된 빨대 때문에 비눗방울이 환상적으로 뿜어져 나온다. 게다가 비눗물이 목에 넘어가도 해롭지 않은 성분이라고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