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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사건사고 특종보다 아이디어 특종 만들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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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최근 미국.영국.독일 등에서 개최된 미디어 관련 세미나에선 "그렇다"라는 결론이 나오고 있다. 왜 그런가. 또 전략은 무엇인가. 그 해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인터넷 뉴스 시장을 개척하고, 뉴스의 심층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유료화해야 한다"로 모아진다.

◆ '온 스크린' 개발=최근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된 미국 신문편집인협회(American Society of Newspaper Editors) 총회.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뉴욕 타임스와 함께 종이 신문과 같은 느낌을 주는 '온스크린 리더(onscreen reader)' 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올 여름 첫선을 보이는 게 목표라고 한다.

뉴욕 타임스 아서 설즈버그 주니어 회장은 "매체에 접근하기 쉽고 휴대가 간편한 신문의 장점, 속보성과 쌍방향성이 뛰어난 인터넷의 장점을 결합하려는 시도"라며 "신문에서 멀어져 가는 젊은층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이처럼 가볍고, 휴대가 편리하면서도 속보를 받아보고 반응할 수 있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디지털 통로를 통해 독자들이 신문 콘텐트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것이다.

◆ 웹 사이트를 통해 '아이디어 특종'을=인터넷을 통한 뉴스 소비가 늘면서 수입을 높이는 게 신문사 생존의 관건이 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개최된 세계 지도자 포럼의 '경제에디터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콘텐트를 제공하는 방법으론 신문사가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없다"며 "인터넷을 통해 독자와 수준 높은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마틴 딧슨 부 에디터는 "독자들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선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라 전문 기자들이 수준 높은 콘텐트를 제공해야 한다"며 "차별화가 핵심 개념"이라고 말했다. 타 매체를 능가할 심층적이고 깊이 있는 뉴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사회의 흐름을 꿰뚫고 미래를 제시하는 수준 있는 칼럼을 유료화해 8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의 폴 스타이거 편집국장은 "아직 종이신문 독자의 광고 가치가 인터넷 독자보다 10배는 높다"며 "종이신문의 종합적인 뉴스 편집, 균형성, 스토리 텔링은 여전히 선호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사고 특종보다 '아이디어의 특종'을 신문이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상 돌아가는 정보와 아이디어를 독자에게 주는 것이 신문의 최고 특장이라는 논리다.

◆ 초고속망 확대도 필요=지난달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에 뉴스 코퍼레이션.월트 디즈니.AOL 등 미국 3대 미디어 그룹 대표가 모였다. 세미나에서 이들은 한결같이 "온라인 시장을 개척해야 미디어 기업의 미래가 있다"며 "초고속망 확충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주문했다.

신문.방송의 뉴스 콘텐트 소비가 늘었기 때문에 망의 진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AOL 밀러 회장은 "미디어 소비가 늘어가는 환경에서 신문 등 전통 매체들의 경우 온라인 시장 개척과 네트워크 구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우리는 이 방향으로 가고 있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택환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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