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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 청산 본격착수」의지에 민정 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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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념문제에 엇갈린 시각>
○…통일·외교·안보질문을 한 28일의 국회본회의에서 여당의원들은 우리내부의 느슨해진 이념문제를 우려한 반면 야당 측은 북한자료의 전면 공개 등을 요구하는 등 엇갈린 시각.
공군참모총장 출신의 김인기 의원(민정)은 『「평양의 봄」을 기대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백일몽』이라며 『남북문제에 있어 우리측의 사상적 무장해제가 우려할만한 상황』이라고 주장.
백남치 의원(민주)은 『외교정책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 진행이 국민을 사후적 추인자의 위치로 격하시켜 국민의 총력을 외면해버려 「객차 없이 달리는 기관차」가 돼버리고 있다』면서 『내정의 민주정착 없이는 어떤 대외정책도 소화시키지 못한다』고 일침.
김종식 의원(공화)은 『어제의 중공이 중국이 되고 뿔 달린 도깨비로만 알았던 공산주의자들이 정부 관계자의 환대를 받으며 서울거리를 활보하고 「고르바초프」의 연설문이 뿌려지는 가운데 「자본론」을 출판한 출판사 대표를 구속하는 자가당착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북한측 자료의 전면공개를 주장.

<민정의원들 새로운 각오>
○…『민정당 의원들은 5공 의원이 아닌 6공 의원』이라고 한 노태우 대통령의 27일 당정회의발언에 대해 민정당의원들은 전반적으론 『드디어 5공 청산작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했구나』라며 반색하고있으나 일부 5공 관련인사들은 착잡한 표정을 짓는 등 미묘한 기류.
한 의원은 『노대통령이 「전전대통령문제는 나에게 맡겨라」고 말하고 검찰에 철저 수사를 지시한 것은 5공 비리문제 해결방안이 확정됐고 그에 따른 모종의 결심을 굳혔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5공과의 위상정립 때문에 갈피를 못 잡아 온 의원들이 이제부터 활동방향을 확실히 세워나갈 수 있게됐다』며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모습.
그러나 11, 12대를 지낸 한3선 의원은 『옷만 바꿔 입는다고 5공의 알몸이 6공 체질로 바뀔 수 있는 거냐』라고 회의감을 표시한 뒤 『제반 여건과 분위기는 아직도 칼로 무 베듯 자를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여권내 복잡한 분위기를 우려.

<「재계의 평민거부」아니다」>
○…민정당은 구자경 전경련회장의 「정치자금 선별지원」발언이 민정당-전경련 간담회 직후 터져 나왔다는 데에 조금은 신경 쓰이는 듯한 표정인데 『평민당 주장처럼 「재계의 평민당 거부」로 해석될 성질은 아니다』는 견해를 피력.
한 고위당직자는 28일 오전 『전경련의 그 같은 구상은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유시장경제체제를 반대하는 이념을 표방하는 정당에는 애써 번 돈을 줄 수 없다는 원칙론을 표명한 것』이라고 분석.
이 당직자는 『전경련의 구상은 사회당과 공산당에는 한푼도 안주는 일본경단련을 모델케이스로 연구한 것 같다』면서 『그래도 사회·공산당은 기관지 판매·노조성금 등으로 돈걱정을 않는다』고 소개.

<"정경유착 발상" 비난>
○…평민당은 28일 구자경 전경련회장이 정치헌금 양성화와 관련, 『자유경제취지 정당에만 분배한다』고 언명한데 대해 하루동안 침묵하며 대응책을 모색하다 이상수 대변인의 강경한 성명 등을 통해 공식반응.
이대변인은 『평민당은 「정의 있는 자유경제체제」를 지향하고 있음에도 마치 선심이나 쓰듯 특정 정당에만 정치자금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오만불손한 태도』라고 규탄.
김원기 총무도 『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방자하게 정치를 좌우하겠다는 태도는 용납할 수 없다』며 『권력과 짜고 한 발언이 아닌가 여겨지며 근본적으로는 정경유착의 과거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난.
한편 27일 이 문제에 대한 김대중 총재의 함구령에도 불구, 이해찬·정상용 의원 등은 구회장의 발언이 최근 표면화되고있는 보수대연합의 연장선에서 기업이 이를 지원하고 나선 것이거나 정치자금배분 운운으로 5공 비리를 은폐하려는 전략 등으로 해석하며 분개.

<노대통령의 결단이 필요>
○…민주당이 5공 비리와 관련, 「전두환씨의 입건수사, 범법 발견시 기소」를 국회본회의를 통해 추궁(최정식 의원 대정부 질문)한 것은 다각적인 효과를 노렸다는 후문.
김영삼 총재는 『입건수사는 사죄·재산반납 등의 당 방침과 모순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두고보면 알 것이다. 정치적으로 해석해야한다』고 대답한 뒤 『노태우 대통령이 이 문제만큼은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
최형우 총무는 『정치권의 의지를 강하게 천명한 것』이라면서 『5공 비리조사에 대한 정부·여당의 진일보된 입장을 재촉하는 압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
다른 당직자는 『어차피 정부의 5공 비리조사결과는 미흡하고 만족한 상태가 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슈를 선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
한편 「국정감사 뒷마무리 이렇게 하겠다」는 1면 광고를 중앙일간지에 게재하면서 김총재는 『언론통폐합문제는 5공 특위에서 특별히 다루겠다』고 누차 다짐.

<질문에 자기 목소리 담아야>
○…공화당은 일부의원들의 대정부 질문이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자 미리 원고를 당직자회의에서 검토토록 했는데 28일 경제1부문을 맡은 이희일 의원의 원고에 대해 김종필 총재는 『대정부 질문의 표본』이라고 칭찬.
김총재는 『대정부 질문이건 상위 질의건 남이 써준 것 보다 자기목소리를 담아야 한다』며 『보좌관들이 준비한 것도 자기생각으로 여과, 충분히 자기 것이 돼야 한다』고 의원들을 독려.
공화당은 한편 제주도 송악산 군사보호시설을 확대, 필리핀 미군기지 대체시설로 준비한다는 주민들의 진정에 따라 김두윤 의원을 단장으로 조사단을 파견키로 했는데 김문원 대변인은 『수원·의정부 등 중부 군사보호지역도 재조정돼야 한다』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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