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대사관에 미사일사진 걸던 北, 文·트럼프로 바꾼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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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9일 정전 협정 65주년을 즈음해 베이징 주재 주중 북한대사관에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외부 게시판에 내걸었다. 사진은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부부 동반 기념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29일 정전 협정 65주년을 즈음해 베이징 주재 주중 북한대사관에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외부 게시판에 내걸었다. 사진은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부부 동반 기념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주중 북한대사관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외부 게시판에 내걸었다. 주중 북한대사관 게시판은 외부에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유일한 공개의 장으로 한국과 미국 최고 지도자 사진이 게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오전 베이징에 위치한 주중 북한대사관은 게시판에 걸려있던 사진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트럼프 대통령과 각각 만난 사진들로 교체했다. 이전에는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베이징 정상 회담 장면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주중 북한대사관의 외부 게시판. 최근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만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이 게시판에 내걸었다. 예영준 특파원

주중 북한대사관의 외부 게시판. 최근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만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이 게시판에 내걸었다. 예영준 특파원

 북한이 29일 베이징 주재 주중 북한대사관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외부 게시판에 내걸었다. 주중 북한대사관 게시판은 외부에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유일한 공개의 장으로 한국과 미국 최고 지도자 사진이 게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북한이 29일 베이징 주재 주중 북한대사관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외부 게시판에 내걸었다. 주중 북한대사관 게시판은 외부에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유일한 공개의 장으로 한국과 미국 최고 지도자 사진이 게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게시판 왼쪽에는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공동 성명에 서명하는 사진과 산책하는 사진, 부부 동반 기념사진이 게재됐다. 지난 5월 북측 통일각에서 열렸던 남북정상회담 장면도 걸렸다.

또 지난 6월 싱가포르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첫 악수를 하는 사진과 단독 회담하는 장면, 북미 공동 성명 서명 장면, 산책하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이 게시판을 차지했다. 주중 북한대사관은 특히 산책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하며 친교를 두터이 하는 김정은 동지”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열린 남북정상회담 사진을 걸어놓은 주중 북한 대사관의 게시판. 예영준 특파원

지난 4월 열린 남북정상회담 사진을 걸어놓은 주중 북한 대사관의 게시판. 예영준 특파원

베이징 주재 주중 북한대사관에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외부 게시판에 내걸었다. 사진은 지난 6월 싱가포르 회담 당시 모습. [연합뉴스]

베이징 주재 주중 북한대사관에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외부 게시판에 내걸었다. 사진은 지난 6월 싱가포르 회담 당시 모습. [연합뉴스]

이 밖에도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세 차례 정상회담 사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김 위원장을 예방한 사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의 회동 사진도 포함됐다.

이 게시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광명성 4호 위성’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 시험 발사 등 각종 무기 사진이 도배됐으나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북·중 정상회담 사진으로 바꾼 바 있다.

이에 대해 베이징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북한대사관을 방문했을 때까지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정전선언 65주년을 맞아 이들 지도자 사진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정전 협정을 종전 선언으로 바꾸고 대북 제재 등 고립에서 빠져나오고자 하는 북한의 의도가 담겨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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