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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파는 중국인, K패션으로 대륙 온라인 정복

중앙일보

입력

K패션으로 대륙의 온라인 패션 시장을 접수한 중국 회사가 있다. ‘한국 옷을 만드는 집’이라는 뜻의 한두이서(韩都衣舍) 얘기다. 한두이서는 한국 스타일 패션을 중국 시장에 판다. 전지현, 박신혜, 지창욱 등 한국 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며 주목받았다.

광군제 4년 연속 패션 부문 매출 1위 #중국 최대 온라인 패션업체 #한두이서 두팅궈 부회장

중국 최대 쇼핑축제 '솽스이(双十一 11월 11일, 광군제)' 4년 연속 패션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명실상부 중국 최대 온라인 패션업체다.

한두이서 두팅궈 부회장 [사진 한두이서]

한두이서 두팅궈 부회장 [사진 한두이서]

2006년 설립한 한두이서는 올해로 창립 12주년을 맞았다. 한두이서가 K패션을 선택한 초심은 어땠을까? 12살이 된 한두이서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한두이서 두팅궈(杜廷国 두정국) 부회장의 이야기를 차이나랩이 직접 들어봤다.

한두이서 두팅궈 부회장은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한국어를 배운 첫세대다. 산둥대 한국어과 출신 답게 얼핏 보면 중국인인지 모를 만큼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구사한다. 이 날도 중국어와 한국어를 능수능란하게 오가며 인터뷰에 응했다.

한두이서 두팅궈 부회장 [사진 차이나랩]

한두이서 두팅궈 부회장 [사진 차이나랩]

창립 12주년을 축하한다. 7월 8일 12주년 기념 행사를 했는데,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 어땠나?

확실히 좀 특별했다. 12주년 행사에 칭다오 총영사님도 오셔서 축사도 해주시고 의미 있었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간 것 같다. 행사 후 돌이켜보니 정말 감개가 무량했다.

한두이서 창업 계기가 있었나, K패션 분야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설립 3~4년 전부터 중국 온라인 시장을 파악하면서 화장품, 영유아용품 등 분야를 테스트했다. 그러다가 패션이 온라인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서 한두이서를 설립하게 됐다. 창립자 자오 회장님이 10년 간 한국에서 일했던 경험도 K패션을 선택한 원인이 됐다.

지난(济南 제남)에 한두이서 본사를 세운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다른 회사는 보통 베이징, 상하이 등 1선도시(대도시)를 선택하지 않나

당시 특별한 이유는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지난에서 사업을 시작해 성공 도움이 됐다. 지난은 2선 도시(중소도시)로 1선 도시에 비해 인건비가 저렴하다. 지난에 대학교가 많아서 산둥대도 그렇고, 대학생이 많아서 선택할 수 있는 인력풀이 풍부하다. 물론 저와 자오 회장 둘다 산둥대 출신인 것도 어느 정도는 관련이 있다고 본다.

창업팀 다수가 같은 산둥대 한국어학과 동기로 알려져 있다. 각자 담당하는 분야는? 대학시절 알고 있던 서로의 성격, 장점 등과 관련이 있나?

당연히 관련이 있다. 일단 대학부터 함께 지내서 성격을 잘 알고 눈빛만 봐도 통할 정도로 서로를 잘 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지금 사업을 같이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한두이서 창립 12주년 행사 당시 자오잉광 회장 [사진 한두이서]

한두이서 창립 12주년 행사 당시 자오잉광 회장 [사진 한두이서]

자오잉광(赵迎光) 회장은 사업적 능력이 좋다. 특히 혁신성이 뛰어나다. 일을 보는 시각이 남다르다.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생각이 보통 사람 보다 앞서있다. 방향 선택이 대부분 옳았고, 덕분에 지금까지 치명적인 오류나 실수가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생산 관리 쪽을 주로 맡고 있다. 본래 성격이 아예 안 하면 안 했지, 일단 하기로 하면 확실하게 하는 편이다. 소비자들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브랜드간의 실질적인 경쟁 포인트는 생산 관리 영역이다. 공장을 돌리는 건 외부업체에서 하지만 관리는 우리가 한다. 이 부분은 중국 패션업계에서 한두이서가 인정받고 있다.

류쉐더(刘学德) 한국 지사장은 성격이 급한 편이라 일 처리가 빠르다. 또 붙임성이 좋아 사업에 적합하다. 한국 관련 업무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한두이서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 한두이서 홈페이지 캡쳐]

한두이서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 한두이서 홈페이지 캡쳐]

중국VS한국 스타일, 유행의 차이는?  

한두이서가 막 설립됐을 때는 두 나라 간 패션 차이가 좀 많이 났다. 지금은 많이 좁혀졌고, 문화적인 차이 정도가 남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은 대체로 믹스매치를 잘 한다. 직업병이 있다 보니 서울에 가게 되면 습관적으로 길거리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보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컬러나 디자인을 잘 어울리게 맞춰 입는 패션센스가 있다.

작년 사드 문제로 한중 교류가 적어졌는데, 이로 인해 영향을 받지는 않았나?

사드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그다지 크게 받지는 않았다. 일단 한두이서가 중국 기업이고, 또 주요 고객이 젊은이들이기 때문에 사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예를 들면, 2017년 한국 '좋은 사람들'과 공동 출자해서 3월 8일에 티몰 매장을 오픈했다. 이게 사드 사태 직후였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까지 1년 정도 지났는데 사업이 잘 되고 있고, 얼마 전 2년 내 100억 원 매출 목표를 잡았다.

좋은 제품, 좋은 콘텐츠, 좋은 파트너만 있다면 시장에서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

두팅궈 부회장 [사진 한두이서]

두팅궈 부회장 [사진 한두이서]

한국기업과의 협력을 늘리는 추세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앞으로의 협력 계획은?

한국업체 가운데 'Chuu'라는 브랜드와 가장 먼저 제휴했다. 2016년 7월에 시작했으니까, 2년 정도 됐다. 제로(0)부터 시작했는데 올해 매출 목표가 150억원 정도다. 현재 티몰 글로벌에서만 판매 중인 것을 고려할 때 잘 팔리고 있는 것이다. 2차적으로 공동 출자를 할 것인지 협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현재 논의중이다.

좋은 사람들하고는 처음부터 공동 출자로 진행했다. 한두이서에게 속옷은 생소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젊은 소비자 취향을 잘 맞춰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몇몇 한국업체와 협력하면서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그렇다고 아무 한국업체와 협력하지는 않는다. 원칙이 있다. 좋은 제품, 좋은 브랜드, 좋은 콘텐츠다. 여기에서 콘텐츠란 온라인 생방송 기술, 표현력, 방송을 재미있게 이끌어가는 진행 능력, 캐릭터 등을 말한다.

한두이서 모델 한류스타 전지현 [사진 소후닷컴]

한두이서 모델 한류스타 전지현 [사진 소후닷컴]

전지현, 박신혜, 지창욱 등 한국 스타를 모델로 선택했었다. 개인적으로 특별히 좋아하는 한국 스타가 있나? 다음 번에 회사 모델로 기용하고 싶은 스타가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이영애 씨 팬이다.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아쉽게도 우리 회사 주 소비자가 10대 후반~20대초반이기 때문에 이영애씨를 기용하기는 어렵겠다. 최근 젊은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왕홍 같은 친근한 유명인을 모델로 내세워보려 한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온라인 오프라인 결합이 대세인데, 한두이서는 온라인을 강조한다. 오프라인 쪽 매장은 계획 없나?

판매목적의 오프라인 매장 낼 계획은 없다. 대세는 온라인이다. 더군다나 우리 주 타깃층은 20대 초반이기 때문이다. 물론 소비자 체험을 위한 오프라인 활동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팝업스토어가 그것이다. 5월초 항저우 쇼핑센터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팝업 스토어 행사 사진 [사진 한두이서]

팝업 스토어 행사 사진 [사진 한두이서]

앞으로의 목표는?

한두이서를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패션 온라인 브랜드 운영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패션은 넓은 의미의 패션이다. 의류뿐만 아니라 뷰티, 생활 용품 등 관련 분야를 모두 포괄한다.

한두이서는 단순히 패션회사가 목표가 아니고, '인터넷 기업(互联网公司)'을 목표로 한다. 온라인 기업은 데이터 분석, 수집, 활용에 유리하다. IT팀에 기술자 100명 이상을 투입해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 온라인 운영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지난 = 차이나랩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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