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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뉴스] 크리켓 치다, 축구 하다…국가지도자 '전향'한 그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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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게임을 시작하지 [사진 임란 칸 페이스북]

자 이제 게임을 시작하지 [사진 임란 칸 페이스북]

2억 인구의 파키스탄을 이끌 새 총리로 왕년의 크리켓 영웅이 선출될 전망입니다. 25일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에서 임란 칸(66) 총재가 이끄는 테르히르-에-인사프(PTI)가 최다 의석을 얻을 게 확실시 되기 때문이죠.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개표가 42% 가량 진행 중인 가운데 PTI가 연방하원 342석 가운데 여성 및 소수종교 할당의석을 제외한 272석 중 112석에서 리드하고 있다고 합니다. PTI가 단독 과반을 차지하든 아니면 다른 야당이랑 연합정부를 이루든 파키스탄의 새 총리는 크리켓 스타 출신 임란 칸의 몫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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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의 글로벌 줌업] 파키스탄 샤리프 전 총리 체포, 적폐청산인가 보복인가
[친절한 url 투척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821067]
▶파키스탄 크리켓 영웅, 옥중 전 총리 누르고 집권하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833773]

크리켓이라는 야구 비슷한 스포츠는 영국과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국가들에선 굉장한 인기랍니다. 크리켓 월드컵도 4년에 한번 열려요. 파키스탄은 여기서 단 한 차례 우승했는데, 92년 우승을 이끈 주장이 바로 칸입니다. 그러니 파키스탄에서 칸의 인기는 엄청났습니다. 우리로 치면 축구월드컵 4강 멤버 혹은 피겨 금메달 김연아 같은 스포츠 영웅이지요. 칸은 이 인기를 바탕으로 정치에 진출하는데 처음엔 좀 고전했지만 2013년에 제2야당으로 우뚝 섭니다. 그 여세를 몰아 이번 총선에선 여당 자리까지 꿰차게 된 거죠.

엄마가 이 머리하면 사진 잘 나온댔는데

엄마가 이 머리하면 사진 잘 나온댔는데

물론 근 30년 전 스포츠 스타였다는 게 정치 성공을 보장해주진 않습니다. 이번 PTI 돌풍도 집권당인 무슬림연맹(PML-N)의 부패에 유권자들이 염증을 느낀 게 컸지요. PML-N에서 N은 지난해까지 권좌에 있었던 나와즈 샤리프(68) 전 총리의 이름에서 왔습니다. 그만큼 막강 파워를 과시하던 샤리프 전 총리는 지난해 7월 부패 스캔들로 총리직에서 쫓겨나고 현재는 감옥에 갇혀 있는 상태입니다. 그의 동생으로서 PML-N을 이끌고 있는 셰바즈 샤리프(67) 펀자브 주 총리는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선거 불복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PTI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칸 총재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하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경제난과 과격 이슬람세력의 테러에 시달리는 파키스탄은 투표일에도 무장세력의 투표소 공격으로 31명이 숨지는 등 치안이 혼란스럽습니다.

"예아~ 아임 조지 웨아" [연합뉴스]

"예아~ 아임 조지 웨아" [연합뉴스]

칸이 총리직에 오르면 스포츠 스타 출신으로 국가 수반 자리에 오르는 몇 안되는 사례가 됩니다. 앞서 대표적인 인물은 지난해 말 아프리카의 빈국 라이베리아 대통령에 당선된 축구 선수 조지 웨아입니다. ‘검은 표범’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던 웨아는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면서 1995년 아프리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Ballon d’Or·황금 공)’를 수상했고, 같은 해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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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축구 휩쓴 빈민들의 영웅, 라이베리아 진짜 대통령 됐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246300]
▶한국 왔던 축구 스타 웨아, 라이베리아 대통령 됐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243651]

스포츠 무대에서 명성과 부를 동시에 쟁취한 스타 선수들은 종종 정치무대로 진출합니다. 프로복싱 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필리핀의 ‘국민 복서’ 매니 파키아오(40)는 현역 선수이자 상원의원입니다. 철권통치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파키아오가 자신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었던 호마리우 지 소자 파리아(52)는 2010년 하원의원, 2014년 상원의원에 당선됐습니다. 60~70년대 일본에서 프로레슬링 인기를 주도한 안토니오 이노키(75)는 89년 정치에 입문해 현재 참의원으로 활약 중입니다. 여성도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네트볼과 럭비 두 종목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98년 럭비월드컵 우승을 이끈 루이자 월은 현재 노동당 하원의원으로 활약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스포츠 스타와 정치의 관계가 항상 원만한 건 아니지요. 최근 독일 축구대표팀의 간판스타 메주트 외질이 돌연 대표팀 은퇴를 선언해 파문을 불렀습니다. 터키계 이민 2세인 외질은 지난 5월 당시 재선을 앞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기념 촬영을 했다가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독재자를 지지했다” “독일인이 아니다”라는 비난에 마음 고생했던 외질은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에 0-2 패배를 당한 뒤 더 큰 조롱을 당했나 봅니다. 외질은 “나는 경기에서 이기면 독일인, 지면 터키인”이었다면서 이민·인종 차별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유니폼을 떠나보내며... #웃는게웃는게아니야[AP=연합뉴스]

마지막 유니폼을 떠나보내며... #웃는게웃는게아니야[AP=연합뉴스]

▶스포츠 스타가 정치인과 함부로 사진 찍으면 안되는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828801]

정치인이 스포츠 스타에 러브콜을 하는 건 아무래도 그 인기의 후광을 탐내서이겠지요. 물론 스포츠 스타도 정치의 후광에 좌우됩니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의 관계는 흥미롭습니다. 김정은이 은둔의 ‘로켓맨’ 시절, 수차례 방북했던 로드먼은 ‘독재자의 친구’라는 비아냥을 샀지만 최근 북·미 화해무드가 되면서 마치 ‘평화의 전령사’였던 듯 재평가됩니다. 아마 로드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북한 비핵화가 언제 속도 내나 속이 타지 않을까요.

"고조, 랩 좀 해보라우" [사진제공=노동신문]

"고조, 랩 좀 해보라우" [사진제공=노동신문]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기획협조&제작 임여훈·이송란 인턴 lim.yo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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