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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왔던 축구 스타 웨아, 라이베리아 대통령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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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웨아가 이탈리아 클럽 AC밀란 소속으로 뛰던 1996년 한국대표팀과의 내한 친선전에 나선 모습. [사진 이재형 축구자료수집가]

조지 웨아가 이탈리아 클럽 AC밀란 소속으로 뛰던 1996년 한국대표팀과의 내한 친선전에 나선 모습. [사진 이재형 축구자료수집가]

아프리카 빈민가 출신 축구 영웅 조지 웨아(51)가 조국 라이베리아의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선 결선 투표서 61.5% 얻어 보아카이 후보 눌러 #설리프 뒤이어 내달 라이베리아 새 대통령에 #세계 최빈국에 교육·일자리로 희망 줄지 기대

28일(현지시간) 라이베리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웨아는 지난 26일 치러진 대선 결선 투표에서 총 61.5%의 지지를 얻어 38.5%를 얻는 데 그친 조셉 보아카이 보아카이(72) 현 부통령을 눌렀다. 웨아 당선인은 재선을 포함해 12년의 임기를 마감하는 엘런 존슨 설리프(79) 대통령의 뒤를 이어 내달 공식 취임한다.

웨아는 승리 선언 후 트위터를 통해 "국민 모두에게 깊이 감동한다. 내 막중한 임무의 중요성과 책임을 알고 있다.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 웨아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미리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라이베리아 대선 결선 투표가 치러진 26일(현지시간) 조지 웨아가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라이베리아 대선 결선 투표가 치러진 26일(현지시간) 조지 웨아가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지 웨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환호하는 라이베리아 시민들. [EPA=연합뉴스]

조지 웨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환호하는 라이베리아 시민들. [EPA=연합뉴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로써 웨아는 1944년 이후 73년 만에 라이베리아의 첫 평화적 정권 교체 주인공이 됐다. 19세기 미국에서 이주해온 해방 노예들이 주축이 돼 건국된 라이베리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장기 독재와 쿠데타가 반복돼 왔다. 특히 두 차례 내전 (1989~96, 99~ 2003) 동안 인구의 10%에 가까운 25만명이 살육 당했다. 2003년 축출된 찰스 테일러 대통령은 이웃 시에라리온 내전 개입 및 반인륜적 범죄 혐의로 50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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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에 이어 두번째로 대선에 나선 웨아는 교육권 강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2013∼15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던 라이베리아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13달러(약 87만원, 2016년 기준)에 불과한 빈국이다.

일각에선 웨아의 행정 경험이 부족한 데다 젊은 층의 높은 지지율 역시 스타로서 이름값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웨아는 2014년 수도 몬로비아가 포함된 몽세라도 주의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의정 활동을 시작했지만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했다.

부통령 러닝메이트가 ‘전범’ 테일러의 이혼한 아내 주얼 하워드 테일러라는 사실도 반발을 부르는 대목이다. 다만 테일러가 2005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후 독자적인 정치 커리어를 쌓으며 신망을 얻어왔다는 반론도 있다.

한국에도 왔던 90년대 수퍼스타 조지 웨아

웨아는 1995년 아프리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발롱도르(Ballon d'Or)를 수상하고 같은 해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던 90년대 그라운드의 수퍼스타다. 88년 AS모나코를 시작으로 AC밀란, 첼시, 맨체스터 시티 등 유럽 리그에서 활약했다.

특히 AC밀란에서 현역 선수로 뛰던 96년 방한해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른 바 있다. 당시 박종환 감독이 이끌던 한국 축구국가대표팀과의 친선전에서 선취골을 터뜨렸다. 경기는 한국이 3-2로 이겼다.

중앙일보는 당시 친선전 때 웨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이재형 축구자료수집가로부터 입수했다.

라이베리아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조지 웨아가 이탈리아 클럽 AC밀란 소속으로 뛰던 1996년 한국대표팀과의 내한 친선전에 나선 모습. 고정운, 이영상(왼쪽부터) 선수와 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 이재형 축구자료수집가]

라이베리아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조지 웨아가 이탈리아 클럽 AC밀란 소속으로 뛰던 1996년 한국대표팀과의 내한 친선전에 나선 모습. 고정운, 이영상(왼쪽부터) 선수와 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 이재형 축구자료수집가]

라이베리아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조지 웨아가 이탈리아 클럽 AC밀란 소속으로 뛰던 1996년 한국대표팀과의 내한 친선전을 위해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 이재형 축구자료수집가]

라이베리아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조지 웨아가 이탈리아 클럽 AC밀란 소속으로 뛰던 1996년 한국대표팀과의 내한 친선전을 위해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 이재형 축구자료수집가]

위 사진은 조지 웨아가 96년 친선전에서 한국대표팀 고정운(왼쪽)과 이영상(왼쪽에서 둘째)와 공을 다투는 모습. 아래는 한국과 친선경기를 위해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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