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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중·소형서 대형까지 전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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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림픽기간 중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많은 외국인들이 놀라움을 금치못했던 것 중의 하나가 『한국에는 왜 이렇게 새차가 많으냐』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사람들이 자동차에 대한 애착이 강한데다 최근 자동차붐이 일어 새차가 많이 출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해도 선뜻 이해되지 않는 표정이었다.

대체로 국민소득 2천5백∼3천달러에서 자동차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 5천∼6천달러때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지금의 자동차붐은 90년대 초반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자동차붐에 발맞춰 국내자동차업계의 내수시장경쟁도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소형=포니,중형=로열, 미니버스=봉고의 이른바 「특화체제」를 이미 오래전에 깨뜨린 자동차업체들은 소형에서 중형·대형에 이르기까지 전차종을 생산, 이른바 구색 맞추기 (full variation)에 열중하고 있다.
또 각 등급 차종에서 무제한적인 판매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이를 위한 신차종개발경쟁도 치열하다. 국내업체뿐 아니라 외국산 자동차와의 경쟁을 위해 3천cc급 대형차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자동차업계의 내수시장 판매현황과 신차종개발·판매전략·신규투자계획 등에 대해 알아본다.

<판매현황>
9월말 현재 승용차의 내수시장은 현대·대우·기아의 자동차 3사가 각각 55%, 25·3%, 19·7%를 점하고 있다.
국내에 판매된 총21만8천80대 가운데 현대가 11만9천9백53대, 대우가 5만5천1백41대, 기아가 4만2천9백87대를 각각 차지했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중형차의 판매가 급신장, 소비패턴이 소형에서 중형으로 바뀌고 있는 점.
지난 6월 소형차와 중형차의 판매가 각각 9천7백86대와 4천7백83대이던 것이 7월에는 1만8천4백27대와 1만4백25대, 8월엔 1만8천4백73대와 1만3천2백65대로 격차가 점점 줄고있다.

이는 지난 4월부터 1천5백∼2천cc승용차에 대해 특소세를 20%에서 16%로 낮춘 데다 각메이커의 중형차 신차종개발이 예상외의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인데 대표적인 예가 현대의 Y카 (소나타) .
7월까지 중형차 시장점유율은 현대·대우·기아가56·7%, 29·5%, 13·8%이던 것이 소나타가 출고되기 시작한 7월말부터 현대의 점유율이 더욱 높아져 8월 한달은 72%, 16·9%, 11%로 바뀌었다.
올 들어 9월말까지의 판매댓수를 기준한 중형차 시장점유율은 각각 61·3%, 25·5%, 13·2%를 기록하고있다.

<신차종개발>
신차종개발에 가장 열을 올리는 회사는 기아. 1천5백∼1천6백 cc급 승용차가 없는 기아는 내년 1∼2월까지 1천5백cc급 승용차를 선보이기로 하고 영국 IAD 디자인사와 협력, 설계를 거의 마무리했다.
기아는 특히 연료효율의 극대화를 위해 미국·일본 등에서 신형차에 장착하는 피드백시스팀 엔진개발도 거의 끝내 이 차가 시판되면 국내최대시장인 1천5백cc급 승용차의 판매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
현대는 내년 하반기 생산을 목표로 기존의 엑셀·프레스토를 대체할 1천5백cc급 X2카와 외국차와의 경쟁에 대비, 3천cc급 그랜저개발을 추진중이다.

대우는 기존의 르망외에 1천5백∼2천cc급 J카계획을 추진중인데 판매시기는 90년 중반경.이탈리아 베르토네사의 디자인을 택했다. 대우는 또 슈퍼살롱을 일부개조, 국내 최고급 3천cc급 대형차를 89년 상반기에 생산할 예정.
자동차3사는 이밖에 국민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최저 7백cc까지의 국민차가 90년대 초반에 선보이게 된다.

<판매전략>
국내 최대자동차메이커인 현대는 소나타가 예상외로 빅히트하자 타사에 비해 비교적 느긋한 입장. 현대는 대량생산으로 인한 원가절감의 이익을 소비자에게 골고루 나눠준다는 기치아래 저가양질의 승용차로 내수시장에서의 우위를 계속 지켜나간다는 전략이다.
대우는 안전성과 성능의 우수함을 앞세워 르망으로 중류층 소비자를 집중공략하는 동시에 「중형차의 대우」라는 전통을 살려 중·대형차의 판매도 강화해 나갈 계획. 기아는 경제성을 앞세워 프라이드로 샐러리맨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1차 공략하고 콩코드로는 자영사업자·고급공무원·대기업체 간부진 등에 파고든다는 계획이며 특히 내년 1천5백cc급이 생산되면 첨단기술을 앞세워 타사가 선점하고 있는 기존의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설비투자>
현대는 일부 설비보완과 생산성향상으로 울산공장에서 내년 연산 82만대를 생산할 예정.
대우는 내년 부평 로열공장의 생산라인을 현대화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군산 제2공단조성이 끝나는 92년 제2자동차 공장건설을 추진중이다. 또 창원에 연산 24만대 규모의 국민차생산공장건설을 서두르고 있는데 세부계획은 89년 상반기 중 확정할 계획.
기아는 아산만에 1조원을 투입, 70만평 규모에 연60만대 생산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유재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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