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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이상재, 문태갑, 이원홍씨 통폐합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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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함종한 의원(민정)=언론통폐합에 관한 마지막 결재는 이광표 당시 문공부장관이 받았다는데 결재 받은 후 어떤 조치를 했는가.
▲이광표씨=결재 받은 후 계엄당국에 넘겼다.
▲함의원=부산의 경우 국제신보가 부산일보보다 컸는데 국제신보가 없어졌다. 어떤 원칙에서였는가.
▲이=결재서류엔 지방의 경우 1도1사 원칙만 있었다. 도별로 어느 신문이 남고 어느 신문이 없어지는가 하는 내용은 없었다.
▲김동영 의원(민주)=언론통폐합을 각 사가 스스로 했다고 생각하는가.
▲이=언론사의 병합이나 통합은 해당 사들의 합의·계약형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각 사별로 계약이 이뤄졌을 때 원인이야 어떻든 계약자체는 적법한 것이라고 본다.
▲김의원=언론계출신인 이 증인이 언론통폐합에 관계하면서 언론의 이완용이란 생각이 안 들었나.
▲이=당시의 상황에서 그 필요성을 인정했을 뿐이다.
▲김의원=11월 14일 자유결의가 있었다. 당시 신문협회장인 문태갑 증인이 당시 상황을 설명해 달라.
▲문=그날 오후 3시30분쯤 신문회관에 소집된 임시총회에서 「건전 언론육성과 창달을 위한 결의」가 있었다. 회원 27명중 28명이 참석했다. 이의는 없었다. 임시총회는 문공부장관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김의원=이게 어떻게 자율인가. 12일 보안사에서 사장들에게 강제로 각서 쓰게 한 사실을 알았을 텐데.
▲이=사장들이 포기 각서를 쓴 사실은 당시엔 모르고 그후에 들었다.
▲김의원=허문도 증인의 증언에 따르면 언론통폐합작업반 4명 속에 이장관이 포함되어 있다. 언론계 출신인 이장관이 통폐합에 동의했는가.
▲이=장관이 작업반에서 실무작업을 할 입장이 아니지 않은가. 허씨의 기본원칙에 대해 그들과 논의하고 동의한 것은 사실이다. 당시 시대상황에서 그런 개혁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동의했다.
▲김의원=방송도 자율적으로 통폐합했다는데 당시 KBS사장이자 방송협회장이었던 이원홍 증인이 설명해달라.
▲이원홍=방송협회가 결의한 결의문 내용은 8개항으로 되어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방송사를 없애라는 내용은 없었다.
▲김의원=신문협회와 마찬가지로 문공부의 지시로 결의했는가.
▲이=그렇다.
▲김의원=동양방송·동아방송·기독교 방송 등은 법인소유인데 어떻게 관의 지시로 통폐합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구체적 지시내용을 밝혀라.
▲이=구체적으로 어떤 지시였는지는 모른다. 다만 11월 13일 통보 받고 31개 회원사에 14일에 임시총회를 한다고 소집통보를 했다. 29개사가 참석했는데 이의는 없었고 전원박수로 결의문을 채택했다. 구체적인 통폐합 내용은 몰랐다.
▲김의원=조금전 당시 광주MBC사장이 증언한 바로는 보안대에 가서 포기각서를 쓰고 결의대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이=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답변할 뿐이다.
▲이철 의원(무)=결의문은 누가 작성했는가.
▲이=누가 작성했는지는 모른다. 문공부에서 받아왔다는 사실을 보고를 통해 알았다.
▲김동영 의원=그렇다면 언론통폐합이 자율적으로 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지 않은가.
▲이광표=그렇다.
▲김의원=해직언론인 명단작성에 누가 관여했는가. 해직자 관리팀은 누구누구냐.
▲이=문공부실무자가 개입되지 않았다.
▲김의원=통폐합 실무작업에는 문공부직원이 포함되지 않았는가.
▲이=문공부직원은 없었고 주로 청와대직원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의원=그들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나.
▲이=허문도·최재호·이수정 비서관 등인 것으로 기억된다.
▲강삼재 의원=(허문도 증인에게) 언론통폐합 4인 실무작업반에 이장관이 포함되어있다고 증언했는데….
▲허=아까 작업반이라고 한 것은 대통령에게 최종 결재를 받기 직전 11월초 마지막실무작업을 위해 하룻밤밖에 존재하지 않았던 작업반이다.
이장관이 포함된 것은 결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박석무 의원(평민)=(이상재 증인에게) 당시 보안사령관의 언론담당보좌관이었나.
▲이=아니다. 난 20년간 대공업무만 하던 사람이다. 3월께 당시 보안사 정보처장(권정달 대령)이 만나자고 연락이 와 갔더니 언론 쪽에 사람이 부족하니 언론검열단에서 일을 도와달라고 했다.
검열단에서는 과거 나를 호칭했던 대로 「강기덕 전무」라고 불렀다. 그러나 전무라는 호칭이 안 어울리니 보좌관으로 바꾸는 게 좋다고 해 검열단장보좌관이나 정보처장보좌관으로 불렸다.
▲박의원=허증인은 언론통폐합의 기본골격이나 입안은 자기가 했지만 세부집행사항은 모른다고 했다. 최종 계획안을 당시 보안사령관에게 결재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사실인가.
▲이=사실과 다르다. 9월 1일 전임 사령관인 전두환씨가 대통령에 취임하고 난 후 12월에 청와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신임사령관(노태우 대통령)에게 신고할 때 만난 이외에 공사간에 만난 적이 없다.
▲박의원=모 잡지와 인터뷰하면서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언론인들과 태평회를 구성했다고 했는데 정말인가.
▲이=나 같은 문외한이 중요한 언론정책에 개입할 수 있었겠느냐고 웃어버렸는데 그 말을 듣고 추측기사를 쓴 것 같다.
▲박의원=이름을 밝힐 수 없는 언론인들이 참여했다고 말했지 않은가.
▲이=추측일 것이다. 태평회는 검열단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모인 단체지 언론인들이 가입할 성격이 아니다.
▲박의원=검열단에서 일하면서 많은 언론인들을 만났다는데 이름은 밝힐 수 없는가.
▲이=각사 기자들을 다 만났는데 어떻게 이름을 거명 하겠는가. 정치부장도 만났고 사회부장도 다 만났다.
▲박관용 의원=(이광표 증인에게) 통폐합 이야기를 언제 누구한테 처음 들었나.
▲이=80년 10월께 문공부직원으로부터 언론계에 통폐합 소문이 나돈다는 사실을 처음 들었다. 그리고 10월말께인가 허문도 비서관으로부터 언론계 질서개편의 필요성을 듣고 원칙적으로 동의했었다.
▲박의원=전대통령한테 올린 결재서류는 누가 작성했나.
▲이=허씨로부터 관련서류를 받아 결재를 올렸다.
▲박의원=문공부가 언론사에 해직기자명단을 보냈는가.
▲이=그런 적 없다.
▲박의원=문공부에서 명단을 만들지는 않았을지 모르지만 명단을 전달한 것은 사실 아닌가.
▲이=그런 것으로 기억한다.
▲박의원=모든 명단이 문공부를 통해 전달됐는가.
▲이=계엄당국에서 개별적으로 전달한 것도 있고 문공부를 통해 전달한 것도 있는 것으로 안다.
▲박의원=전달은 어느 부서에서 맡았는가.
▲이=신문은 공보국으로 알고있다.
▲박의원=당시 공보국장이 누구냐.
▲허만일(문공부기획관리실장)=해직조치가 단행될 당시는 이수정씨였다.
▲박의원=보안사내에서 어느 부서가 언론통폐합을 담당했는가. 정보처장에게서 들었다고 했는데 보안사정보처장이 담당한 것이 아니냐.
▲이상재=모른다.
▲박의원=(문태갑 증인에게) 11월 14일 통폐합 결의는 누가 시켰는가.
▲문=문공부였다.
▲박의원=결의대회 후 후속조치는.
▲문=한일이 없다. 결의대회는 5분만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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