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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새로운 멋과 맛 즐기시죠? 후암동·만리동·을지로 가시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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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북적이는 ‘맛집’ ‘이색 카페’ 등이 옛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3~4년 전에는 좁은 주택 골목길 곳곳에 숨은 그림처럼 생겼다면 이제는 1970~80년대 산업 중심지였던 도심에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문을 연다. 5060세대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3040세대에게는 색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장소다.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해시태그 ‘#핫플레이스’로 수만 건이 검색된다는 서울 ‘후암동’ ‘만리동’ ‘을지로’ 인기 장소를 찾았다.

3040세대도 모이는 강북 거리

남산 야경 감상하며 맛있는 음식 한입

후암동
1908년 일본군 병영이 들어서며 마을이 조성됐고 30년대에는 ‘일본인 마을’이 됐다. 광복 후에는 이태원과 주변 지역이 뜨면서 빛을 잃었다. 최근 가수 정엽, 개그맨 노홍철 같은 연예인이 카페·책방을 내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서울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은 대체 불가능한 후암동의 매력이다. 

도동집 후암의 옛 이름 ‘도동’에서 이름을 따온 후암동의 대표 맛집이다. 소고기에 각종 채소를 가득 얹은 생면 국수 ‘도동탕면’과 간장으로 양념한 불고기에 파를 아낌없이 넣어 바삭하게 부쳐낸 ‘불고기 파전’이 이곳의 대표 요리. 식사를 마친 후 5분 거리에 있는 남산 둘레길을 거닐면 최고의 데이트 코스가 완성된다.

후암화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사장이 ‘그림을 전시할 기회가 없는 신인 작가’를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매달 작가를 직접 선정해 작품을 가게에 무료로 전시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후암화실은 ‘화실’이나 ‘갤러리’가 아닌 동남아 요리, 파스타, 와인 등을 파는 음식점이다. 바삭하게 튀긴 게에 태국식 옐로커리를 얹은 ‘푸팟퐁커리’와 맵고 시큼한 맛이 일품인 수프 ‘똠양꿍’(사진)이 대표 메뉴다.

더백푸드트럭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지금은 후암동의 터줏대감으로 통하는 수제버거 전문점이다. 2층 야외 테이블이나 3층 루프트톱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이태원과 해방촌을 비롯한 용산구를 한눈에 담으며 식사할 수 있다. 질 좋은 한우로 만든 육즙 가득한 패티와 신선한 야채를 곁들인 ‘더백 버거’가 시그니처 메뉴다.

맛집 즐비한 서울로 7017 종착지

만리동
미싱 소리로 가득한 봉제공장촌 만리동이 변화하고 있다. 서울역 고가도로 위가 ‘서울로 7017’ 공원으로 탈바꿈하면서다. 퇴계로로부터 1.2㎞에 달하는 길을 거닐고 서울역이 보이는 계단을 내려오면 만리동이다. 긴 거리를 걷다 느낄 수 있는 허기를 든든하게 채워줄 맛집이 연달아 있다.

유즈라멘 상큼한 유자향 나는 일본식 라면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메뉴는 소금으로 국물 맛을 낸 ‘유즈 시오 라멘’과 간장으로 우린 ‘유즈 쇼유 라멘’ 등 다섯 가지다. 모든 라면에는 유자가 들어가는데 유자향이 싫다면 메뉴를 주문할 때 유자 무첨가를 선택하면 된다. 사장이 매일 직접 만드는 면은 추가 요청하면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바이딱 분홍 타일 바닥과 주인 얼굴이 그려진 큼직한 그림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수제버거 집이다. 클래식 치즈버거를 비롯해 직접 개발한 어니언 김치버거 등이 있다. 이 중 인기 메뉴는 명란이 들어간 명란 마요버거와 와사비 소스와 아보카도 등을 넣은 와사비 아보카도버거. 버거에 들어가는 고기 패티와 소스는 직접 만든다.

한강쌀롱 수제 맥주와 퓨전 요리로 잘 알려진 한남동 한강쌀롱이 만리동에 2호점을 열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바질페스토 치킨(사진)이다. 신선한 채소와 감자튀김이 곁들여 나오는데 양이 푸짐하다. 수제 맥주로는 흑맥주인 코젤다크 시나몬, 수박향 나는 수박비어, 물 외에 다른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몰트비어, 네 가지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한강 샘플러 등이 있다.

예스러운 풍경에 녹아든 젊은 감성

을지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을지로가 딱 그렇다. 겉보기엔 허름한 건물, 색 바랜 간판이 전부인 ‘낡은 지역’ 같지만 곳곳에 핫 플레이스가 숨어 있다. 을지로는 1970~80년대 철공소·인쇄소 등이 밀집한 ‘제조업의 메카’였다.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활력을 잃었지만 멋스러운 가게가 들어서며 다시 주목받는다.

호랑이 평일 낮에도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카페다. 영국의 빈티지 감성을 좋아하는 사장이 꾸민 공간으로 영화 ‘킹스맨’의 양복점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든다. 메뉴는 음료 두 가지, 디저트 세 가지로 단출한 편. 이 중에서 ‘호랑이 라테’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커피다. 제철 과일을 넣어 만든 ‘후르츠 산도’로 달콤함을 더해도 좋다.

커피한약방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비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커피한약방’이 보인다. 자개장으로 꾸민 카운터와 빈티지 소품은 60~70년대 다방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곳은 ‘필터 커피’를 내려주는 카페다. 가게 맞은편에 있는 ‘혜민당’에서 양과자 등 디저트를 구매해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은 부모님과 함께 가면 부모님 음료는 무료다.

사색 ‘사색(四色)’을 가진 네 명의 친구가 합심해 만든 카페 겸 와인바. 음료·요리·제과·공연으로 분야를 나눠 각자의 영역에서 실력을 발휘한다. 바닥에 닿을 듯 길게 늘어진 샹들리에가 인상적이다. 가게 중간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매일 오후 7~10시에 ‘공연’이 있다. 지난달 문을 연 핫 플레이스지만 벌써부터 파스타가 맛있기로 입소문이 났다.

글=라예진·신윤애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김동하·인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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