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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일제 강제징용자 유골송환 함께 나선다…김홍걸 민화협 의장 방북해 합의

중앙일보

입력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22일 민화협 사무실에서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22일 민화협 사무실에서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이 일제에 강제징용됐던 희생자들의 유골을 일본에서 송환하는 작업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지난 16~19일 방북해 북측 민화협 관계자들을 만나 협의한 결과다. 남북 민화협은 이를 위한 남북 공동추진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김 의장은 22일 서울 마포구 민화협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7월18일 북한 만수대의사당을 방문해 김영대 북측 민화협 회장을 만나 (남북공동추진위 결성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남북 공동추진위는 김 의장과 양철식 북측 민화협 부위원장이 추진위원장을 맡고, 남북 각 3명으로 구성된다. 사업 명칭은 ‘조선의 혼, 아리랑의 귀향’이라고 김 의장은 전했다. 김 의장은 이번 방북에서 남북 민화협이 양측 민간 교류를 주도하자는 의지를 확인하고 일제 강제 징용자들의 유골 송환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남북 교류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장 다음달에 후속 실무접촉도 열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김 의장은 “실무접촉에서 앞으로의 민간교류를 논의하기로 했다”며 “9월에는 북측 민화협 관계자를 서울로 초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각각 창립 20주년을 맞는 남북 민화협이 공동 행사를 열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의장은 “11월이 되기 전에 금강산에서 상봉하는 행사를 갖자고 논의했다”고 말했다.

남북 민화협이 서명한 유골송환 공동추진위 결성 합의문. 김홍걸 의장이 22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남북 민화협이 서명한 유골송환 공동추진위 결성 합의문. 김홍걸 의장이 22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측은 김 의장 일행에게 남북 교류에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과 함께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고 한다. 김 의장은 “북측이 ‘(국제사회 대북) 제재를 이유로 (한국 정부가 남북) 경제협력에 소극적인 것 같다’는 불만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김 의장과 함께 방북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측 관계자가 ‘민화협이 기관차가 되어 남북간 협력 사업을 성과있게 해 나가자’는 말을 했다”며 “‘한국 정부가 (대북) 제재 타령만 하고 할 수 있는일도 안하고 있다. 체육ㆍ철도 회담만 하고 계속 조사만 할거냐’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4ㆍ27 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선언을 충실히 이행하되,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하며 남북 교류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를 다시금 강조하는 분위기다.

김 의장은 “내가 취임한 시기와 비슷한 시기에 북측도 한동안 개점 휴업 상태였던 민화협을 재정비하며 남북교류활성화 준비를 시작했다고 들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그 쪽도 새로운 시대 대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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