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상견례를 가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 민주당 당 대표실을 찾았다. 회동 자리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5년 당시 제1야당이던 한나라당(한국당 전신)에 제안했던 대연정(大聯政)이 화제에 올랐다.
먼저 운을 뗀 쪽은 추 대표였다.
추 대표는 “노무현 정부에서 여러 역할을 해주셨는데, 그 당시 국회와 청와대 사이에 많은 대립과 갈등이 있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하다못해 대연정이라도 해보자고 크게 마음을 열고 제안한 배경을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당시 대연정을 거부했던 한국당의 수장이 된 김 위원장은 “정부에서 일할 때 여야 갈등으로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대연정이라는 큰 카드를 꺼냈다가 많은 분이 반발하고 야당이 반대해 무산된 것을 여전히 아프게 안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추 대표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제 입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며 “여야가 협력해서 국가가 풀어야 할 문제를 적극적으로 푸는 입장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 대표와) 남북 관계 부분에서 서로 잘 협조하고, 경제 정책도 서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추 대표가 취임 축하 차 난과 ‘협치 수박’을 보낸 것에 대해선 “그 뜻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고, 추 대표는 김 위원장이 민주당 당색인 파란색 계열의 넥타이를 맨 것을 두고 “협치가 잘 될 것 같다”고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