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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 도선 국내 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세계적으로 치열한 연구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고온 초전도체를 이용, 도선을 만드는 방법의 한가지가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개발돼 주목을 끌고있다.
서울대 자연대 최진호 교수 (화학과) 팀은 이 사실을 15일 서울대에서 열린 요업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보고해 큰 개가로 인정받았다.
고온 초전도체는 보통 섭씨 영하 1백 정도에서 전기저항이 없어지는 물질로 실용화되면 또 하나의 산업혁명이 일어날 만큼 파급 효과가 커 세계의 물리·화학·금속·재료. 전문가들이 경쟁적으로 연구 하고있는 분야.
초전도체를 실용화하려면 도선이나 극히 얇은 막으로 제조해야한다.
도선에 전기 저항이 없어지면 자기부상열차·자기공명 진단장치·고강력 전자석·전기에너지 저장 등 활용 범위가 넓어 각 국 과학자들이 혈안이 돼 제조법을 찾고있다.
최 교수 팀은 「졸-겔 (Sol-Gel) 과정에 의한 고온 초전도 섬유합성연구」에서 초전도 물질로 널리 알려진 이트륨·바륨·구리 산화물에 구연산 염을 첨가해 섭씨 영하 1백83도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도선을 뽑아내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우선 이들 물질을 끈적끈적한 점도를 가진 용액 (겔)으로 만들어 특수 기술로 잡아당기면 초전도 선이 계속 이어져 나오는 방법을 개발했다. 굵기는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의 선재에서 직경 1mm 굵기까지 제조할 수 있음을 실증했다.
일부 선진국은 지금까지 고압 사출 방법으로 초전도 선을 개발했으나 최 교수 팀이 개발한 방법은 값싼 구연산 염을 사용, 경제성이 높고 용융 상태에서 선을 뽑아내기 때문에 방법이 간편해 개발방법이 한 걸음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뽑아낸 도선을 섭씨 1백도에서 5시간, 9백도에서 3시간 가열하면 재현성이 좋은 초전도 선이 된다.
이에 대해 한국표준연구소의 박종철 박사는 "고온 초전도체는 세라믹이어서 부서지기 쉬워 도선으로 만드는 일이 상당히 어렵다"며 "새로운 제조방법을 찾아낸 것은 초전도 실용 연구에 획기적 성과로 의의가 크다" 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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