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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미혼 여성 사무관 임신했다고 이상한 소리하는 건 정말 미개인”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의료기기 규제혁신 정책발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의료기기 규제혁신 정책발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여자 사무관 중에서 결혼 안하고 혼자 사는 사람이 임신해서 왔다고 하면, 그 사람을 향해서 이상한 소리하는 건 정말 미개인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19일 오후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다. 박 장관은 “해외에 비해 국내 비혼 출산 비율이 낮은데, 인식 장벽이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작년에 (같은 주제로) 토론을 했다. 젊은 주무관이 임신해왔다면 모두가 축하해줄 수 있는 자리가 돼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1997년에 미국에서 들어와서 2000년대에 대학에서 강의할 때 ‘여러분 지금 부모가 애를 때리는 것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잡혀간다’고 했더니 다들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자기 부모가 아이 때리는 게 뭐가 잘못입니까 그랬는데 지금은 아동학대”라며 “지금 비혼모에 대해서 젊은 사무관이나 주무관이 결혼 안 했는데 아이를 데려온다면 다 축복해주고 마음을 열어주는 사회가 건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굉장히 큰 사회적 변화에 물꼬를 튼 것이다. 정부 부처에서 비혼을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에서 비혼출산 45~50% 되는데 우리는 2%다. 문화의 격차다.”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의료기기 규제혁신 정책발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의료기기 규제혁신 정책발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 장관은 최근 발표한 문재인 정부 첫 저출산 대책에 대해 “두 가지 전환 있었다. 하나는 가임기 여성이나 남성에게 애 낳아라 해도 이제 낳지 않는다. 그 시기 젊은이들이 삶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자. 애 낳아도 좋고 안 낳아도 좋게”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형태의 출산을 축복하겠다.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지만 비혼 출산에 대해 제도적 장치 다 갖춰 혼인 출산과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큰 정책 변화라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신혼부부 주택 10만호 공급,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워라밸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파헤쳤기 때문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의 문제일 뿐이지 인식이 변화하면서 사람들이 사회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올해가  저출산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 될 거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충격적인 요법을 원하는데 다 써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삶의 환경이 바뀌어야만 저출산 해법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도 본회의 할 때 위원들 자신들이 ‘내용이 없어서 어떻게 발표합니까’ 그러더라. 그래서 제가 아까했던 말 그대로 반복했다. 내용이 없는 듯하지만 정말 큰 변화가 있다. 2~3년만 기다려주셔라. 저출산 문제는 서서히 해결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장애인ㆍ노인 등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원격의료 확대 추진 계획을 밝혔다. 박 장관은 “법이 허용하고 있는 원격의료, 원격진료, 의료인간 원격진료 행위를 시범사업을 통해 개발하고 좋은 기술이 확보되면 일반에 확대할때는 이해당사자 의견을 충분히 구해서 단계적으로 차근차근할 것”이라며 “거동불편한 노인들, 장애인들이 주된 대상이 될 것이고 확대하는 방향에서 의사분들 이해 문제를 사전에 충분히 논의해 해결해가면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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