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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 앙금 감사서 푼다" 수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서울시>
○…13일 서울시 한강 관리 사업소와 목동 사업소에 대한 감사에서는 의원들이 업무내용 자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문제점을 파헤치지 못해 얼토당토 않는 질문을 하거나 상상력을 발휘한 아이디어가 속출, 감사를 당하는 공무원들이 오히려 실소.
잠실 수중보가 설치돼 한강 상류에서 하류로 배가 다닐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른 한 의원은 복잡한 도로 교통의 해소 책으로 "구리·남양주에서 도심으로 들어올 수 있는 쾌속정을 배치하는 게 어떠냐" 는 기상천외한 질문을 하는가 하면 어떤 의원은 "강변도로를 따라 철도를 놓을 수 없느냐" "한강 시민공원에 바비큐 시설을 갖춰놓으면 어떠냐"는 기발한 (?)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강원도>「파스퇴르」 횡포 성토
○…13일 오후 농림수산위의 강원도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파스퇴르 유업의 횡성 성진 목장 토사유출 공해로 농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데 대해 「행정부재」를 집중 성토.
박경수 의원 (민주)은 "횡성 오원 저수지는 4백82가구 몽리 농민들이 54만여 평의 논에 농업용수를 대는 젖줄인데 수원지 상류에다 군 유림까지 불하해 목장개발을 허가해준 건 무슨 연유인가"라고 다그치며 "산이 까뭉개져 수원지가 매몰됐는데도 피해 보상은 안되고 있다" 고 힐난.
이에 대해 이상룡 도지사가 "장마 비에 목장의 토사가 쓸려내려 수원지를 매몰시킨 것은 사실이나 현재 관할기관인 홍천 농개조가 제소한 소송 문제가 법원에 계류 중인 때문에 피해보상이 매듭 되지 않고 있다" 고 답변하자 강보성 의원 (민주)이 "농민들의 이해가 얽힌 문제를 소송까지 가도록 한 것은 행정이 늑장을 부린 것이 아니냐" 고 나무랐고 서경원 의원 (평민)은 "약한 농민들이 소송에서 이기는걸 보았느냐. 도가 즉각 조정에 나서 해결하라" 고 호통.

<권혁용 기자>

<전북도>
○…13일 국회 농수산위의 전북도 감사는 당초 강현욱 지사가 농림수산 분야의 현황보고를 한 후 의원별로 질문을 끝낸 다음 일괄답변을 듣기로 했으나 박재규 의원 (민주) 이 "질의와 동시에 답변하라" 며 일문일답 식 질의를 던지는 바람에 미처 자료를 준비하지 못한 도지사를 비롯, 관계자들이 곤욕.
또 박 의원의 질문이 끝나자 박태권 의원 (민주)은 "잘했다"고 동료 의원을 격려, 주위에서는 이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양대 선거 때 품었던 감정을 감사장에서 푸는 것 같다"며 수군수군.
박재규 의원은 도청 관계자들을 부르면서 "보소" "보소"라는 호칭을 입버릇처럼 구사하기도.
한편 도내 출신 의원들이 시장·군수들을 감사장에 배석시키자 도청의 한 간부는 "출신지역 시장·군수들을 증인으로 부른 것은 「근육자랑」(?)을 위한 것 아니겠느냐" 고 한마디.

<모보일 기자>

<경기도>
○…13일 내무위 감사 (위원장 정동성) 의 경기도 감사에서 87년 8월29일 32명이 공장 천장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오대양 사건 진상 규명 투쟁위원장 박종태씨 (49) 는 13일 경기도의 내무위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두, 오대양 사건은 「동반 집단자살」이 아니라 실질적인 채무자들이 채무 변제를 하지 않기 위해 제3의 장소에서 살해, 위장한 것이라고 주장해 충격을 주기도.
김홍만 의원 (공화) 의 오대양 사건 참고인으로 나온 박씨는 이들의 시체가 발견된 용인공장 숙사 천장의 사람이 기거할 수 있는 면적은 가로 8자·세로 10자에 불과하며 5m 떨어진 목욕탕 위는 세로 8자·가로 4자 짜리 합판 1장뿐이어서 사람이 앉아 있을 경우 23명, 누우면 13명을 초과할 수 없다며 32명이 기거할 수 없다고 주장.
한편 김 의원은 오는 본부 감사에서 사체 부검을 맡은 황적준 박사와 당시 충남·경기도경 수사과장을 증인으로 채택, 본격적으로 따지겠다고 다짐.

<김영석 기자>

<서울시경>용산 마피아 존재 인정
○…김우현 서울시경 국장은 세칭 「용산 마피아」에 대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형인 기환씨가 67∼74년 용산경찰서에 근무할 때 함께 근무했던 상사 또는 동료 직원 등이 기환씨의 도움을 받아 승진이나 보직 혜택을 입어 세간에서 붙인 명칭" 이라고 공식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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