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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감 중인 정 회장 첫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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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검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정 회장을 비롯해 현대차 관련자를 소환, 정.관.금융계 로비에 대한 수사와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보강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대차 비자금이 불법 정치자금 등에 사용됐다는 단서를 잡고, 관련자 계좌 추적 등을 진행 중이다. 채 수사기획관은 "비자금에서 나온 현금 흐름을 일일이 확인해야 해 사용처 수사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 대검에 도착한 정 회장은 포승을 찬 채 구치소 호송버스에서 내렸다. 지난달 28일 구속수감된 이후 첫 검찰 조사다. 정 회장은 구치소에서 미리 양복으로 갈아입고 조사를 받았다. 이는 1999년 법무부 내부 규정인 '미결(未決) 수용자의 사복착용에 관한 규칙'에 따른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미결 수용자는 본인이 원하면 수의(囚依) 대신 자기 옷을 입고 재판이나 검찰 수사를 받으러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정 회장이 고령에다 고혈압 증세가 있는 것을 감안해 응급약을 준비하는 등 돌발상황에 대비했고, 저녁 무렵 구치소로 돌려보냈다. 수사팀 관계자는 "(정 회장이)조사를 잘 받고 있다"며 "추가로 더 불러야 돼 밤늦게까지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71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이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비자금 조성 사실을 알았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재무팀장 곽모씨의 진술과 수첩 내용에 따르면 매달 1800만원, 두 달에 800만원씩 정몽구 회장의 운전기사에게 줬다고 하는데 이게 맞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변했다. "정 회장이 돈을 갖고 오라고 하면 인출해서 갖다 줬느냐"는 검찰 측 신문에는 "제가 금고 관리를 안 해 어떤 돈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 영장이 유출된 사건과 관련, 검찰은 중수부 내 전담 조사팀을 구성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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