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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환씨 해외출장 성과 있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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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해외개발공사>
노동위는 민정당 위원들의 불참으로 개의 시간을 6시간여 연기한 끝에 김영배 위원장이 『이만큼 기다렸으면 도의적으로 할 일은 다했다』며 야 3당 의원만으로 감사에 착수.
한광옥 의원(평민)은 『한 의원사무실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감사와 같은 중대한 국사를 포기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고 이인제 의원(민주)은 『감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분개.
이어 시작된 한국해외개발공사감사에서 김병용 의원(공화)이 전경환 전 새마을회장에 대한 여비지급문제를 들고 나와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몰아치고 위증문제로 정회까지 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
이해찬 의원(평민)은 『당시 예산에서 1천2백만원 가까운 지출은 해외여비의 거의 전부인데 다 줄 수 있느냐』고 따지자 함영훈 사장은 『다 줄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며 『그해에는 나를 비롯해 공사직원 어느 누구도 해외에 나가지 못했다』고 답변.
김영배 위원장이 『전씨의 출장에 따른 실적이 있었느냐』고 따지자 함사장은 『직접실적은 없으나 아르헨티나 이주가 증가했다』고 말했고 김위원장은 『그게 어떻게 전씨 공로냐』고 고함.
이인제 의원은 『전씨가 출장보고서를 제출했느냐』고 물어 함사장이 『받은바 없다』고 했다가 뒤에서 직원이 건네주는 책자를 받고 『기억을 못했는데 제출했다』고 했는데 조사결과 그 책자는 새마을 본부 내부자료임이 밝혀져 의원들은 『거짓말만 한다』고 공격.
김병용 의원이 『사장의 솔직한 심정을 밝혀달라』고 말하자 함사장은 『행정절차는 합법적으로 다 갖추었다』고 탈출구를 마련하고 『지출요구가 왔을 때 모든 서류를 구비하려 노력했다는 걸로 심정을 이해해달라』며 못내 억울한 표정.
함사장은 『솔직히 압력을 받았다』면서도 『당시 정세로는 별도리 없었다』 『불법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책임 회피식 답변을 계속.
김영배 위원장은 『거짓 증언만 일삼는 함사장은 감사대상에서 제외한다』며 발언대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 각 본부장에게 질문토록 했는데 함사장은 시종 시무룩한 표정으로 뒷자리에 앉아 자리를 지켰다.
특별감사반의 조사가 끝난 뒤에도 함사장은 이상수 의원이 『전씨의 외유는 공사의 일이 아니죠』라고 물은 데 대해 『전씨가 해외 이민 등을 도우러 나간다고 말해 서면으로 요청할 것을 요구해 지출했다』며 본인의 정당성을 주장.
또 함사장은 답변과정에 전씨를 계속 「당신」이라고 지칭, 한광옥 의원이 『언동이 5공 잔재의 패턴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하자 『당연히 그렇게 말하는 것 아니냐』고 했으나 그 이후 전씨 호칭이 나올 때마다 「전경환씨」로 바꾸느라 말을 더듬기도.
함사장은 신상발언을 통해 『본의 아니게 위증한 점을 사과한다. 뒤에서 보고서라고 주기에 답한 거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전씨에 대한 지출은 사장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었으며 잘못을 시인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

<서울시 교위>
국정감사의 최대현안으로 급부상 한 이순자 새 세대육영회장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문제는 7일 오후 문공위의 야3당 측이 명령장 발부를 강행한다는 전날의 입장을 확인함으로써 처리시기만 남은 상태.
이날 민정당 측이 긴급 의총참석 때문에 시교위감사에 불참함에 따라 야3당 측은 날치기 통과했다는 민정당의 역공세를 의식, 민정당 불참 속에서는 이를 처리하지 않기로 결정해 순연.
야3당 모임 내용을 발표한 강삼재 의원(민주)은 『이씨에게 동행명령장 1호가 발부된다는 점과 전직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점을 감안해 민정당이 참석한 감사현장에서 이를 처리키로 했다』며 『이의 처리는 어디까지나 당당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
야3당 측은 이날 감사에 들어가지 않고 민정당 의총결과를 일단 지켜보기로 했는데 민정당이 내일이라도 참석하면 감사를 하루 늦추되 본회의 소집 등 요구사항을 내걸 경우 감사를 강행키로 입장을 정리.

<부산시>
국회보사위의 7일 부산시 감사는 의원총회에 참석한 민정당 의원의 합류를 기다리며 연기되다 오후 6시20분에 시작됐는데 시측 보고가 전날 경남도정의 보고와 서로 다른 등 논란을 빚어 8일 새벽 1시40분에야 종료.
안상영 시장은 『부산시가 관리하는 경남 울주군 효정원에 의사가 배치돼 있으며 결핵환자는 울주군 강동병원에서 진료 받고있다』고 답변했다가 『의사는 없으며 결핵환자(11명)는 부산 시립병원에 수용돼 있다』는 전날 경남 도청 측 보고와 다르다는 점이 지적돼 곤경.
이철용 의원(평민)은 초반부터 허위보고여부를 추궁하며 『한강 물 오염의 장본인인 안시장이 어떻게 부산시민에게 맑은 물을 공급하겠다는 건가』라며 인신공격성 질문.
안시장은 기분이 상한 듯 안경을 손에든 채 비스듬히 의원석을 바라본 뒤 느릿느릿한 답변으로 일관했는데 삼청교육대교육생의 형제복지원 수용여부 등 미묘한 문제는 『확인 할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 <부산=조현욱 기자>

<광주>
내무위감사1반(반장 문정수·민주)은 8일 오전 전날에 이어 광주시에 대한 감사활동을 벌인 뒤 이날 오후엔 전남도청을 상대로 감사.
민정당 의원의 불참 속에 진행된 7일의 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은 광주시가 국회에 제출한 보고자료 중 「광주사태」로 표기한 대목을 문제삼아 『여야4당이 비등한 논란 끝에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명명한 광주의거를 아직도 「광주사태」로 표기한 것은 광주시장(최인기) 조차도 광주의거를 폭거로 보고있다는 증거 아니냐』며 이의해명과 정정 없이는 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성토.
1시간에 걸친 정회 끝에 속개된 감사에서 최시장은 『폭거로 보기 때문에 광주사태라고 쓴 것은 아니라는 진실을 이해해주기 바란다』며 자료상의 「광주사태」를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정정하겠다고 해 가까스로 수습. <광주=고도원 기자>

<체신부>
체신부와 전기통신공사에 대해 국정감사활동을 벌인 7일의 국회교체위는 민정당 의원들을 기다리다 오후 5시에야 시작했는데 사전에 현황보고만 듣기로 했던 의원들의 「묵시적 합의」가 뒤늦게 도착한 민주당의 김정길 의원 때문에 깨지면서 질문공세.
그러나 민정당 의원들이 불참했다는 「정황참작」으로 전기통신공사의 현황보고 및 체신부에 대한 집중적인 질문은 오는 24일로 미루기로 하고 2시간 반만에 감사를 종료.
감사가 시작되자마자 무소속의 홍희표 의원은 『같은 의원의 입장에서 민정당 의원들이 불참한마당에 한쪽 분위기에 치우치는 회의가 아니라 좀더 숙연한 자세로 현황보고만 청취하자』면서 『나라살림을 다루는 감사니 만큼 오는 24일에 충분한 질의를 벌이자』고 제의.
이에 이대엽 위원장이 『아주 좋은 발언을 해주었다』며 홍의원의 제의를 수락했으나 마침 이때 도착한 민주당의 김정길 의원이 『민정당 의원이 불참한 건 가슴아프나 질문을 하고 안하고는 강요할 성질이 아니다』며 제동.
이어 현황보고 대목마다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공세가 펼쳐졌는데 민주당 김의원은 『행정전산망 주컴퓨터도입에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청와대 홍성원 경제비서관과 이용태 전 데이터 통신사장을 증인으로 신청.
민주당 김의원이 질문을 퍼붓자 평민당 의원들도 이에 질세라 질문을 하기 시작했는데 채영석 의원은 『정치인에 대한 도청이 아직도 자행되고 있다』며 『사실 여부를 밝히라』고 추궁.
이에 오명 장관이 머뭇거리자 무소속 홍희표 의원이 나서 『그 문제는 전기통신공사사장이 답변토록 하자』고 중재하려했는데 이위원장이 몹시 불쾌한 듯 『여기 위원장이 있는데 왜 나서냐』고 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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