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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중앙학생시조백일장] “시조 형식 의외로 매력 … 여행의 의미 작품에 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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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고등부 대상 최시원

여행

헌 길을 잃어버려 나그네 돼야 하네.
눈 뜬 채 써내려간 꿈 꾸기 위해서는
잃음과 동시에 여는 여행이란 새로움.

여행은 시간과 시간을 겹치는 일.
누군가 다녀갔던 시간 위를 걸어가
나 또한 그 다른 이의 흔적이 되는 것.

물이 괸 호수에도 새로운 달은 뜨고,
오래된 흔적 위로 여행은 태어난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눈을 뜬 채 꿈꾸면.

고등부 대상 최시원(묵호고등학교)

고등부 대상 최시원(묵호고등학교)

“가작도 못 받고 집에 가나보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고등부 백일장 대상을 받은 동해시 묵호고 2학년 최시원(사진)양은 “너무 뜻밖” “믿기지 않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중학교 때 도 대회 백일장에 나가 시조를 써본 적은 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 사실상 손 놓고 있었기 때문. 교육부장관상을 수여하는 대상은 대학교 문예창작과 진학을 희망하는 전국의 난다긴다하는 작가 지망 학생들이 몰리는 레드 오션인데도 일반고 학생이 상을 받은 것이다. 고등부 백일장에는 전국 63개 학교에서 63명이 참가했다.

그렇다고 최양이 문학과 담을 쌓고 지낸 건 아니다. 세상 얘기가 담긴 소설 읽기를 좋아하고 간간이 시를 썼다고 했다. 자유시는 “짧은데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서”, 시조는 “특유의 형식을 맞추는 게 딱딱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력 있다”고 했다. “‘여행’이라는 시제를 앞에 두고 막막해하다가 내가 생각하는 여행 자체의 의미를 작품에 담았다”고 했다.

장래 희망은 방송국 PD. “작고 소소한, 소확행 같은 감동을 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친구들이 여기 나온 걸 모르는데 상 받은 사실을 너무 티 내지 않고 소문나도록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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