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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개항이래 최대 출국러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서울올림픽이 막을 내리면서 출국하는 올림픽가족들로 김포공항이 개항이래 최대의 혼잡을 빚고있다.
3일 하루동안에만 김포공항에는 전세·자가용을 포함, 3백1편이 뜨고 내려 평균 4분47초마다 1대씩 뜨고 내리는 개항이래 최대의 러시를 이루었다.
김포공항의 혼잡은 1만여 명의 선수·임원이 출국한 3일을 피크로 5일까지 계속될 전망. 공항 측은 전직원이 24시간 비상근무에 들어가「올림픽 마무리작업」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3일 하루 김포공항엔 선수단수송을 위한 각 국의 특별전세기 53편과 정기항공기 43편 등 출국여객기만 96편으로 올림픽가족 1만여 명이 출국.
이 같은 특별기 등의 운항으로 화물기까지 포함한 이날 하루 김포공항 이·착륙비행기는 평소의 2백 편보다 1백여편이 많은 3백1편이나 돼 평균 4분47초마다 1대 골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혼잡.
평소 6천∼7천명이 출국하는 김포공항은 이날 평소보다 3배 가량 많은 1만6천 여명의 출국처리에 장터를 방불케 하는 북새통을 이뤘으나 각 국의 올림픽가족들은「서울에서의 16일」정취에 흠뻑 젖은 표정으로 곳곳에서 그동안 사귄 다른 나라선수·한국인요원들과 아쉬운 작별을 나누는 모습들.
인파가 워낙 몰리는 바람에 오전한때 신청사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운행이 잠시 중단되는 소동도.
○…김포공항에 도착한 각 국 선수·임원·보도진 등은 대부분 유니폼 차림이었으나 개중에는 이태원에서 샀다는 상·하의 진 차림이거나『서울은 세계로』라고 한글로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모습도 띄었는데 모두들『영원히 잊지 못할 16일』이라고 아쉬워했다.
근대5종 경기에 출전했다는 소련의 한 선수는『시합 때문에 관광은 못하고, 떠나올 때 누이와 어머니가 준 돈으로 이태원에서 5백달러 어치를 쇼핑했다』,며 올 때 보다 늘어난 가방을 자랑스럽게『꼭 다시 한번 오고싶다』고 다음을 기약.
○…이란 선수들이 86년 아시안게임 당시 김포공항에서 선수단을 이탈, 망명했던 사건을 잊지 못하는 공항당국은 출국이 몰리는3∼4일이 통제의 최대 취약기라고 생각, 초긴장 상태.
공항당국은 올림픽패밀리의 전용출입구와 카운터를 신·구청사에 별도로 마련, 운용하고 이들이 움직일 수 있는 동선을 중심으로 전경을 배치하고 간이통제 선을 마련하는 등 대비.
특히 공산권국가의 특별전세기가 몰려있는 신청사에는 구청사와 달리 2배의 전경과 감시요원을 배치했다. 한 관계자는『출국관리의 핵심요소는 망명방지』라고 말하기도.
○…김포공항 폭발사건과KAL 858기 폭파사건 등 폭발테러의 노이로제에 시달려오던 김포공항 측은 서울올림픽이 안전하게 마무리되자『공항 상주 직원 및 상가종업원·일반인의 도움이 컸다』고 이구동성.
그동안 드러난 적은 없었지만 9월 들어 거의 매일 5∼6건씩 안전관계제보가 들어와 신· 구청사에 20명씩 방탄복을 입고 24시간 대기 중이던 대 테러요원 등이 출동하는 등 긴장은 계속돼왔다고.
○…3일 하루동안 김포공항을 빠져나간 각 국의, 올림픽패밀리들은 우리나라에서의 쇼핑과 자사상품 선전을 위한 기업들의·선물공세로 선수단보다 이들의 짐이 더 무거운 사태가 속출.
이 때문에 3일 낮12시 출발예정이던 체코의 IL62M기종의 특별전세기는 정원이 1백30명인데도 불구하고 자국선수단 50명과 그들의 짐을 다 싣지 못해 화물기 편으로 일부의 짐을 추가로, 부치는 등 소란을 벌인 끝에 2시간 여 늦게 출발.
한편 이날 공항에는 금성·대우 등 전자제품회사의 세일즈맨들이 나와 각 국 선수단에 자사제품의 마지막수송문제를 처리해주기 위해 나와 있었는데 대자의 한 직원은『일반적으로 공짜선물을 준 것으로 돼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서『소련의 경우 VTR등이 매우 조악하고 사기 어려워 우리의 제품을 일부 적절한 가격에 말았다』고 밝히기도.

<이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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