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사상 첫「금」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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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여자하키가 과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것인가.
요즘 온 국민의 이목이 오는 30일 오후3시15분 성남구장에서 열리는 올림픽 여자하키 결승전에 쏠려있다.
구기종목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한국여자하키가 세계정상급인 강호 호주를 맞아 어떤 플레이를 전개, 승리를 구가할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호가 다소 앞서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5-5의 백중세 라는 것이 국제하키 인들의 전망이다.
B조예선 마지막경기 (25일) 에서 역전과 재 역전을 거듭하는 격전 끝에 양팀은 5-5로 무승부를 기록했듯이 전문가들도 결승전의 결과를 전혀 예측을 못하고 있다.
한국이 준결승에서 영국을 1-0으로 이긴 것을 포함, 3승1무에 13골을 넣고 7골을 허용했으며 호주는 네덜란드를 3-2로 꺾은 준결승을 포함, 2승2무로 10골을 넣고 8골을 허용함으로써 거의 비슷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양팀의 컬러는 판이하다. 한국이 개인기와 팀웍을 바탕으로 속공 플레이를 전개하는 반면 호주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투톱 시스팀을 주로 사용, 롱패스에 의한 기습 속공이 주무기다.
즉 한국은 개인기와 돌파력이 뛰어난 임계숙을 주축으로 박순자·진원심·김영숙을 전방에 내세우고 발이 빠르고 시야가 넓은 정상현·서효선·최춘옥을 미드필더로 내세워 빠른 공수전환을 꾀하며 줄기차게 몰아 붙이는 전법을 쓰고있다.
또 롱패스보다는 2∼3명의 선수가 주고받는 숏 패스를 통해 집중적인 중앙돌파로 득점을 올리고 있다.
반면에 호주는 플레이메이커겸 스트라이커인「재클린」(12번) 을 주축으로 4명을 미드필더로 포진, 두터운 수비를 펼치면서 돌파력이 좋은「샤론」과「데보라」를 공격진 깊숙이 포진시켜 롱패스에 의한 양 날개를 활용, 치고 들어가는 전법을 구사하고 있다.
결국 한국과 호주의 대결은 미드필더의 활약여부에 따라 승패가 판가름날 전망인데 공격력에서는 한국이, 수비에서는 호주가 다소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은 임계숙이 4게임에서 5골을 획득, 득점랭킹 2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박순자·서효선·정상현이 2골씩을 기록한 반면 호주는「데보라」·「재클린」이 3골씩을,「실라」가 2골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하키 인들은 한국이 호주를 꺾기 위해서는 전선수가 상대보다 한발 앞서 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반 박자 빠른 플레이를 전개해야 하고 극히 저조한 페널티코너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도록 새로운 세트플레이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영조 감독은『예선전에서 이길수 있는 경기를 경기종료 수비가 방심해 노쳤다. 결승에서는 우리의 취약점인 수비와 미드필더를 보강, 호주의 공격을 중간에서 차단한다면 충분한 승산은 있다. 2일간의 휴식을 통해 전력을 보강, 숏 패스위주의 스피디한 플레이를 전개하겠다』고 밝히고『선수들 전원이 지금껏 국제대회에서 이기지 못한 호주를 반드시 꺾겠다고 다짐하고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86년에 산다대회에서 호주와 처음 격돌한 이래 4패를 기록하다 이번 예선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함으로써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홈 코트의 잇점을 안고있어 멋진 한판을 벌일 것이 틀림없다.<임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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