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들「금 탈락」잇달아|성적부진에 고심하는 중국선수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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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중국선수단이 서울올림픽 경기 초반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성적이 저조하자 침울한 분위기에 싸여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사격·경영·역도에서 1개의 금메달도 없이 다이빙에서만 기대했던 대로 2개의 금메달을 땄을 뿐으로 당초 21일 경기까지 적어도 5∼6개의 금메달을 기대했던 것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로스앤젤레스의 영웅「리닝」이 참패하고 LA대회 첫 금메달리스트인「쉬하이펑」이 메달을 놓쳤을 뿐 아니라 역도의「허줘창」도 동메달에 그치는 등 기대했던 금메달 유망주들이 모두 무너지는 초반 불운을 겪고 있다.
특히「리닝」의 경우 실수가 잦아 중국선수단의 실망을 더 크게 했다.
「리닝」은 남자체조경기에서 중국 체조 팀의 11차례 실수 가운데 5번을 혼자 실수했다. 중국이 종목별 체조에서 1개의 금메달을 건져 겨우 체면을 세우긴 했으나 체조에서 소련에 완패한데대한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번 체조의 결과를 보고 중국선수단 안에서도『이제 중국체조의 시대는 지나갔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훈련방법의 근대화를 이루지 못하면 정상의 자리를 되찾기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서울대회의 각 경기마다 이변이 속출한 것과 같이 미국의「루가니스」에게 87년과 올해 모두 이겼던 다이빙의「탄량더」가「루가니스」에게 패배, 은메달에 그쳤다. 반면 크게 기대하지 않던「쉬옌메이」가 금을 따 중국선수단은 아픈 가슴을 달랬다.
중국선수단은 이같은 저조한 성격으로 대표단 사무실이「침묵」속에 싸이다시피 했다. 기자들은 특히 역도에서 중국이 연패하자『소련과 불가리아가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고 쓴 입맛을 다시며 LA대회의 영광이 되살아나기를 고대했다.
중국은 앞으로 남은 경기 가운데 여자펜싱의「롼쥐제」를 비롯, 탁구·여자배구에서 제발 금이 나와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가장 믿고 있는 여자배구팀이 예선에서 페루에 어처구니없이 역전패 함으로써 금메달전망은 불확실한 상태.
이러한 중국의 쇠퇴에 대해 경기 전문가들은『무엇보다 자유화·개방물결 속에 그들의 정신적 결합과 무장이 해이된 것이 아니냐』고 분석하고있다.
한 중국기자는『중국선수들이 대규모로 세대교체를 했고 이들의 전력이 아직 최상의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리펑」중국수상은 이러한 성적저조에 불만을 표시하는 전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후치리」중국 이데올로기담당 정치국원은 선수단에 메시지를 보내『메달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위로하기도 했다. <진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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