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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통화·데이터 무제한···현지 유심칩보다 저렴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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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밍요금제 잘 고르려면] 올해 들어 엄청 바뀐 로밍 요금…뭘 골라야 좋을까 

지난해 해외로 출국한 우리 국민 수는 2640만 명으로 2011년(1270만명) 비해 2배 넘게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이동통신사들의 해외 로밍 관련 매출은 3000억 원대 초반으로 수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굳이 로밍 요금제를 이용하지 않고, 현지에서 유심칩을 구매하거나 와이파이 기기 등을 이용해 통화하고 데이터를 쓰는 방법이 보편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똑똑해진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로밍 요금을 낮추고 여행ㆍ출장 일정 등에 맞는 맞춤형 요금제를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방문 국가, 동행 인원, 여행 기간 등을 꼼꼼히 따져 가장 적합한 로밍 요금제를 찾아보자.

올해 들어 이동통신사들이 로밍 요금을 일제히 내리고 관련 요금제를 손질하고 있다. [중앙포토]

올해 들어 이동통신사들이 로밍 요금을 일제히 내리고 관련 요금제를 손질하고 있다. [중앙포토]

SK텔레콤은 지난 3월 로밍 통화 요금을 대폭 손질했다. SK텔레콤에 가입한 해외 로밍 고객은 매일 3분씩 무료 통화를 쓸 수 있다. SK텔레콤이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에서는 수신ㆍ발신ㆍ영상 통화에 상관없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루에 30분까지 통화한 요금에 대해서는 1만원까지만 요금을 내는 정액제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크로아티아 현지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면 초당 65초가 부과된다. 만약 30분(1800초)을 통화했다 치면 11만7000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SK텔레콤은 30분 이내의 요금에 대해서는 1만원만 부과한다.

KT는 지난달부터 미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ㆍ캐나다 등 5개 국가에서 국내와 똑같은 음성 통화 요금(초당 1.98원)을 적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해당 국가에서 현지ㆍ국내로 통화하면 10분에 5500원~2만4000원의 요금을 부담해야 했다. 이제는 10분 정도 통화한다 치면 1200원 정도 내면 된다.

무료 통화·초당 과금 등 소비자 배려 혜택 늘어 

기존 로밍 통화 요금은 분당 요금을 과금했다. 만약 이용자가 2분 1초 동안 통화를 하더라도 3분 어치 요금을 냈어야 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3월부터, KT는 5월부터 과금 체계를 바꿔 초당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두 회사의 홈페이지와 공항에 있는 로밍센터도 국가별 통화 요금을 초당 요금으로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과금 기준이 분에서 초로 바뀐 것일 뿐이니 기존 분당 요금보다 엄청 저렴해졌다고 착각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해외여행을 할 때 스마트폰으로 여행 정보나 지도를 검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와이파이를 통한 인터넷 연결이 쉽지 않을 때 3GㆍLTE를 통한 무선 인터넷 연결이 필수다. 전화 통화도 카카오톡ㆍ라인 등 메신저의 음성 통화를 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헤비 유저 위한 로밍 요금제

[자료 각 사]

[자료 각 사]

LG유플러스는 5월 국내 최초로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에 제한이 없는 로밍 요금제를 출시했다. 1일 1만3200원에 쓸 수 있는 ‘속도ㆍ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로밍 요금제’는 미국ㆍ일본ㆍ중국 등 주요 로밍 국가 37개국에서 모바일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유플러스 측은 “프로모션 요금제인 만큼 9월 말까지만 가입해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요금제에 가입하고 테더링(외부 기기를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이용하는 것도 비용을 아끼는 방법이다. 한 명이 가입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테더링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존 ‘하루 데이터 로밍 요금제’(1만1000원/일)는 하루에 300MB를 사용하면 200kbps 정도로 접속 속도가 느려진다.

SK텔레콤은 속도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무제한 요금제를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하루에 200MB까지 속도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요금제는 1일에 9900원, 300MB는 1만3200원, 400MB는 1만6500원이다. 데이터 한도를 넘기면 그 이후부터는 속도가 200kbps로 크게 느려진다.

'데이터 무제한'이라도 속도 제한 있는지 확인해야

KT의 ‘하루종일’ 로밍 요금제도 1만1000원(1일 기준)짜리는 300MB, 1만6500원짜리는 500MB까지 속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해외에서 데이터를 많이 쓰지 않고 대신 비싼요금도 내기 싫은 실속파를 위한 요금제도 있다. KT의 ‘하루종일 톡’ 요금제(3300원/일)는 메신저 앱 정도만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요금제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하루종일 200kbps 이하 속도로만 제휴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톡 요금제’(5500원/일)도 200kbps로 데이터 로밍을 이용할 수 있지만 만 19세 이하 청소년만 가입할 수 있다.

▶특정 지역 갈 때 쓰면 좋은 요금제

[자료 각 사]

[자료 각 사]

미국ㆍ일본ㆍ중국 등 주요 국가로 떠나는 경우에는 특정 국가를 타깃으로 하는 데이터 상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SK텔레콤의 ‘미주 패스’는 미국ㆍ캐나다 등을 가는 고객들이 가입할 수 있으며 데이터 3GB를 3만3000원에 쓸 수 있다. 3GB를 초과하면 속도 제한이 생긴다. KT는 중국ㆍ일본 등을 방문했을 때 일주일간 데이터를 2GB, 3GB(각각 3만3000원, 4만4000원)를 쓸 수 있는 ‘아시아 기가팩’을 내놨다. LG유플러스는 방문 국가에 상관없이 데이터 2GB~4GB를 쓸 수 있는 ‘맘편한 데이터팩’ 상품을 선보였다.

▶와이파이 기기 대여 업체

[자료 각 사]

[자료 각 사]

가족ㆍ친구 등 여러 명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경우에는 와이파이 접속 기기를 빌려서 데이터를 함께 쓰는 것도 방법이다. 해외 국가의 3GㆍLTE 신호를 와이파이 신호로 바꿔주는 이 기기는 최대 5명까지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와이파이 기기·유심칩으로 로밍비 아낄 수도 

‘와이파이 도시락’ 서비스를 이용하면 하루에 8800원(미국ㆍ유럽 기준)을 내고 손바닥보다 작은 와이파이 접속 기기를 빌릴 수 있다. 기기를 켠 다음 내 스마트폰에서 와이파이 신호를 잡으면 된다. 최근에는 인천ㆍ김포 국제공항에도 와이파이 접속 기기를 빌릴 수 있는 곳이 업체별로 여러 군데 생겼다. 그러나 기기를 빌리려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예약하는 것이 좋다.

국내 통신사들을 거치지 않고 해외 현지 통신사의 유심칩을 구매해서 쓰는 사람들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미주·유럽·아시아 현지 국가들의 유심칩을 국내로 배송해주는 업체들도 많아졌다.

미국 통신사를 이용해 4G 통신망을 30일간 무제한 이용하는 유심칩은 업체마다 다르긴 하지만 8만3800원(AT&T 기준) 선이다. 하루에 2800원꼴이다. 일본에서 5일간 4G 통신망을 무제한 이용하는 유심칩은 하루에 약 2000원(소프트뱅크 기준)꼴에 이용할 수 있다. 유심칩을 구매하고 교체하는 과정이 다소 번거롭기 때문에 중장년층들에게는 낯설 수도 있다. 한국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등의 통화도 안 된다. 다만 해외 체류 기간이 길고 로밍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고려해볼 만하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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