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 마구간 같다” 김정은, 북중접경 공장 찾아 연이어 질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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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이은 산업시설 시찰에서 낡은 생산 설비와 일꾼들의 안일한 태도를 질타했다고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관영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주말부터 신의주를 방문해 화장품공장, 방직공장과 화학섬유 공장 등을 연이어 시찰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신의주화학섬유공장은 종이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곳으로 2016년 제7차 당 대회를계기로 수입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따라 공장 현대화를 통해 증산을 이루게 돼 있는 곳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섬유와 종이 등을 생산하는 신의주화학섬유공장을 시찰하며 "공장 책임일꾼들이 주인 구실을 똑똑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엄하게 질책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공장 내부를 지켜보는 김정은 위원장의 바지에 흙먼지가 묻어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섬유와 종이 등을 생산하는 신의주화학섬유공장을 시찰하며 "공장 책임일꾼들이 주인 구실을 똑똑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엄하게 질책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공장 내부를 지켜보는 김정은 위원장의 바지에 흙먼지가 묻어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시험 생산한 종이를 보며 “그만하면 괜찮다”면서도 “질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더 심화시켜야겠다”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개건 현대화 공사를 진행한다는 이 공장에서는 보수도 하지 않은 마구간 같은 낡은 건물에 귀중한 설비들을 들여놓고 시험생산을 하자고 하고 있다"면서 "설비현대화에 앞서 생산건물과 생산환경부터 일신할 생각을 하지 않고, 여유 면적에 설비들과 생산공정들을 박아넣는 식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배인, 당위원장, 기사장이 서로 밀어내기를 하면서 누구 하나 정확히 답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숱한 단위들에 나가보았지만 이런 일꾼들은 처음 본다”고 추궁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신의주 화장품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1일 보도하며 정확한 촬영일시는 공개하지 않았다.   신의주 화장품공장은 1949년 설립된 북한 최초의 화장품 생산기지다. 북한에서는 최대 규모의 화장품공장으로, '봄향기'라는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신의주 화장품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1일 보도하며 정확한 촬영일시는 공개하지 않았다. 신의주 화장품공장은 1949년 설립된 북한 최초의 화장품 생산기지다. 북한에서는 최대 규모의 화장품공장으로, '봄향기'라는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신의주방직공장 시찰에서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공장에서 과학기술에 따라 생산을 정상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재와 자금, 노력타발만 하면서 과학기술사업에 관심을 돌리지 않아 설비와 기대들의 만가동, 만부하를 보장하지 못하고, 공장 현대화 수준도 높지 못하다”고 지적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채찍성 발언은 경제 강국 건설을 목표로 내건 상황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 수행 등을 위해 일선 경제현장을 다그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글로벌타임스는 “북한이 비핵화 계획과 경제발전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뒤 신도·신의주는 외국인 투자자에 개방되는 개척지역이 됐다”며 “북한은 중국과의 잠재적 동반자로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두 차례의 시찰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인 안정수, 황병서, 한광상, 김성남, 조용원, 오일정, 황영철이 동행했다고 중앙통신은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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