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야유 어린이까지 총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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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얀마군의 시위군중에 대한 총격현장 목격자들은 군인들이 미대사관부근의 술레탑 북쪽에서 60구의 시체를 트럭에 실었다고 전했다. 이들 목격자들은 군인들은 지난달 그들이 살해한 시위자의 시체를 비밀리에 화장했다고 말했다.
이날 피살된 한 시위자의 동생은 『형은 무장하지 않은 채 시위를 끝낸 후 우리가게로 돌아오던 중 사살됐다』면서 『군인들이 형의 시신을 치워버렸으나 우리는 시신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랑군 2중 고립상태>
○…랑군 시내로 통하는 주요 진입로는 모두 군의 진입을 막기 위해 시위대들이 나무를 베어 차단했는데 군은 중장비를 동원, 바리케이드 제거작업을 벌였으며 군인들은 야유를 보내는 어린 소년들에게까지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또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친 진입로 외곽에서 군인들이 다서 랑군 인근 주민들의 랑군시 진입을 막아 랑군은 2중으로 포위된 채 고립상태에 빠져있다.

<거의 18세미만 학생>
○…랑군 종합병원의 의사들은 부상자들이 대부분 18세미만의 학생들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또한 앰뷸런스에 쓰일 휘발유가 군에 의해 압류 당함으로써 4백50만 시민의 수도인 랑군에서 자전거가 유일한 운송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한 의사는 시민들이 앰뷸런스를 위해 휘발유를 제공하고 있지만 『당국이 부상자 수송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경 도시서도 총격>
○…군인들의 발포는 미얀마 최남단 태국과의 국경도시인 빅토리아 포인트시에서도 있었다고 태국관리들이 전했다.
「사니트·코몰와니크」태국군 대령은 빅토리아 포인트시에서 1백여명의 미얀마 학생들이 군의 총격을 피해 달아났으나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학생들 태국으로 피신>
○…랑군 동쪽 1백40km의 미야와디시에 군인들이 진입하자 군의 강경책을 우려한 76명의 미얀마 학생들이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피신했다고 태국경찰간부가 전했다.

<선관위원 3명 사임>
○…쿠데타를 주도한 「사우·마웅」국방상은 19일 「마웅·마웅」전 정권에 의해 설치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전적인 지원을 약속.
그러나 이 위원회 위원 5명중 3명은 위원으로 임명된 직후 임시정부에 의해 실시되는 선거만을 국민들이 수용할 것이라며 사임했다고 외교관들이 전했다.

<학생들이 죽어간다>
○…학생·승려 등 비무장 시민들과 군인들은 주요 정부청사·미대사관·술레사원 및 랑군 종합병원, 그리고 중심가 교차로 등에서 대치했는데 미대사관에 인접한 빌딩 입주자들은 시위대들이 군의 총격으로 쓰러졌으며 술레사원 부근에서는 2명의 승려가 총격으로 땅바닥에 고꾸라졌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외국특파원에게 전화를 걸어 『많은 학생들이 쓰러지고 있다. 어떻게 할 수 없겠느냐』고 말하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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