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CKT 사장 "믿음 주려고 가족까지 데려갔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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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콩고민주공화국의 국가 기간통신 사업자인 콩고코리아텔레콤(CKT)의 최대 주주는 고명통상이라는 무역회사다. 국내에도 그리 알려지지 않은 작은 기업이 어떻게 한 나라의 기간통신 사업권을 따냈을까.

CKT와 고명통상의 사장을 겸하는 김종갑(48)씨는 "콩고 사람들에게 믿음을 심어준 결과"라고 말한다. 콩고와의 통신사업 논의는 2000년에 시작됐다.

무역 상담을 위해 콩고를 오가며 관료들과 친분을 쌓던 중 콩고의 우정통신부 장관이 카드전화 사업 얘기를 꺼냈다. 요금 체납이 많아 한국의 공중전화 카드처럼 돈을 먼저 내고 전화를 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카드전화 사업 이전에 통신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설득하며 기간통신 사업자 허가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과 협력해야 좋은 통신 인프라를 갖출 수 있다고 설득했다."

허가를 받기까지 넘어야할 난관이 많았다. 특히 "유럽 기업들처럼 조금만 투자해 적당히 돈을 벌고는 빠져 나가려는 것 아니냐"는 콩고 정부 관료들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이 어려웠다.

결국 金사장은 가족들을 콩고로 데리고 가 "아예 여기서 살려고 왔다"는 승부수까지 던졌다. 이런 노력 끝에 마침내 콩고 정부는 2001년 CKT에 사업 허가를 내주려고 통신관련 법까지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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