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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악몽' '웃음거리'... 총리도, 언론도, 축구 전설도 충격받은 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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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전에서 손흥민에게 추가골을 내준 뒤 좌절하는 독일의 니클라스 쥘레(왼쪽). [AP=연합뉴스]

28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전에서 손흥민에게 추가골을 내준 뒤 좌절하는 독일의 니클라스 쥘레(왼쪽). [AP=연합뉴스]

한국에 패해 80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한 독일이 큰 충격에 빠졌다. 독일 축구계 인사, 언론은 물론 주요 인사, 다른 종목 스타들도 할 말을 잃었다.

독일은 28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에 0-2로 패했다. 1승2패(승점 3)에 그친 독일은 한국에도 골득실(한국 0, 독일 -2)에서 밀려 1938년 프랑스 대회 이후 80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에 대한 독일 언론들의 반응은 매우 냉소적이었다. 키커는 "역사적인 낭패", 빌트는 "악몽이었고 망신"이라고 표현했고, 디 벨트는 "불명예", 슈피겔은 "벌을 받았다', WAZ는 "웃음거리"라면서 자국대표팀의 결과에 부정적인 단어를 키워드로 뽑아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평소 축구광으로 알려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매우 슬프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 콘퍼런스에 이날 참석해서 인간 형체의 휴머노이드 로봇 소피아와 대화를 하면서 "솔직히 오늘 우리는 매우 슬프다"는 감회를 밝혔다. 독일 출신의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덕 노비츠키는 "할 말을 잃었다(Speechless)"고 트위터에 올리며 안타까워했다.

28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전에서 0-2로 패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쓸쓸하게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독일 선수들. 왼쪽부터 율리안 브란드, 마누엘 노이어, 조슈아 키미히. [AP=연합뉴스]

28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전에서 0-2로 패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쓸쓸하게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독일 선수들. 왼쪽부터 율리안 브란드, 마누엘 노이어, 조슈아 키미히. [AP=연합뉴스]

독일 축구 전설들도 쓴소리를 남겼다. 2002년 한일월드컵 야신상(최우수골키퍼상)을 받았던 스타 골키퍼 출신 올리버 칸은 ZDF와 인터뷰에서 "독일 유니폼이 선수들에겐 너무 무거웠다는 걸 느꼈다"던 그는 "이 패배엔 많은 이유가 있지만, 팀의 리더가 보이지 않았다. 이 경기(한국전)를 단계적으로 무관심하게 받아들인 건 미스테리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 멤버인 로타 마테우스는 카타르 Bein 스포츠에서 "이건 진짜 독일 팀이 아니다"면서 "지난 30~40년간 독일 축구는 위대했지만, 현재 팀은 모든 걸 정반대로 보여줬다. 화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는 열정으로 해야 하지만 난 느끼지 못했다. 독일 팀은 다음 라운드에 올라갈 권리가 없었다. 그들은 좋은 경기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요아힘 뢰브 독일대표팀 감독의 유임 여부를 묻는 독일 키커지 설문조사. [사진 키커 홈페이지]

요아힘 뢰브 독일대표팀 감독의 유임 여부를 묻는 독일 키커지 설문조사. [사진 키커 홈페이지]

패배를 막지 못한 요아힘 뢰브 독일대표팀 감독에 대한 독일인들의 비판 여론도 거세게 일고 있다. 축구전문매체 키커는 뢰브 감독의 유임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응답자 중 76%가 '아니다'란 응답을 한 반면, '그렇다'는 찬성은 24%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뢰브 감독은 지난달 독일축구협회와 2022년까지 재계약했다. 올리버 비어호프 독일대표팀 단장은 "새롭게 계약을 체결한 뢰브 감독은 앞으로도 도전을 계속할 것이다"며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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