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는 독재자” … EU, 베네수엘라 고위 인사 추가 제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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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25일(현지시간) EU가 민주주의 훼손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고위 관리 11명을 추가 제재 대상에 올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독재적 행보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AP=연합뉴스]

독재적 행보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AP=연합뉴스]

EU는 이날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 타렉 엘 아이사미 전 부통령을 비롯해 군부ㆍ정보기관 고위 관리 11명에 대해 유럽연합 소속 국가에서의 여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했다.

모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앞서 제재를 당한 이들까지 합하면 EU 제재를 받는 베네수엘라 고위 인사는 모두 18명이다. 다만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

EU 측은 “이들은 인권침해는 물론 민주주의와 법치 훼손에 대한 큰 책임을 지고 있다”고 이유를 밝히고 “베네수엘라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이들로 구성된 국회를 존중하고, 정치범을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에 앞서 베네수엘라 정권을 강력히 옥죈 곳은 미국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여름 마두로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관료 70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을 모두 동결하고 미국 내 기업이 이들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제재를 단행한 바 있다.

백악관은 당시 “마두로 대통령은 독재자”라며 “미국은 민주주의로 되돌아가길 희망하는 베네수엘라 국민을 지지한다“고 제재 이유를 밝혔었다.

베네수엘라에선 지난해부터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에선 지난해부터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가 국제사회에 단단히 찍힌 것은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적 행보 때문이다.

극심한 경제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선 지난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았지만, 마두로는 이를 무력으로 진압하고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데만 몰두했다.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해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고, 지난 5월에는 조기 대선을 치러 온갖 부정선거 의혹 속에서 68% 득표율로 다시 정권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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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마두로 정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외려 “외국 정부의 제국주의적 명령에 따르지 않겠다”며 야당 인사들을 탄압하고 있다.

이번 EU의 조치에 대해서도 베네수엘라 정부는 유럽 국가들이 내정에 간섭해 평화를 해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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