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 A양(16)을 찾기 위한 수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마지막 문자 속 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전남지방경찰청과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A양은 실종 전날인 지난 15일 오후 3시 34분쯤 친구에게 '내일 아르바이트 간다. SNS 잘 봐라'는 SNS 메시지를 보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던 A양은 평소 가족끼리 잘 알고 지내던 B 씨를 만나러 가기 전 ‘아저씨가 알바 소개한 것을 주변에 말하지 말라고 했다. 나한테 무슨 일 생기면 신고해달라’고도 했다. A양은 친구에게 ‘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고 해 만났다. 해남 방면으로 이동한다’는 SNS 메시지도 보냈다.
A양은 B양에게 ‘지금 아르바이트를 간다’고 말한 뒤 집에서 20여㎞ 떨어진 도암면 한 야산에서 오후 4시 24분쯤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채 실종됐다.
강진 실종 여고생 A양의 문자가 공개된 후 A양이 사전에 위험 신호를 감지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은 A양이 친구 B양과 SNS로 문자를 주고받을 때 ‘ㅋㅋㅋ’를 여러 번 사용했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손수호 변호사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A양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강진 실종 여고생 A양이 보낸 문자에 웃음 표시인 “ㅋㅋㅋ(크크크)”가 있었다는 것.
그는 “‘ㅋㅋㅋ’가 이 대화 사이에 여러 차례 등장했다”면서 “진지하게 위험성을 인정하고 혹시 일 생기면 신고해 달라고 한 건지 아니면 그냥 농담으로 우스갯소리로 장난으로 한 건지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현정 앵커는 “이 또래 소녀들은 원래 진지한 얘기에도 ‘ㅋㅋㅋ’를 원체 많이 쓴다"고 지적했고, 손수호 변호사 역시 "그렇기 때문에 어느 쪽인지 현재로써는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또 손수호 변호사는 "적어도 A양은 아르바이트를 실제로 한다고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평소 가족끼리 잘 알고 지내던 아버지 친구 B(51)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가정하면 계획적인 범죄로 볼 정황이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일주일 전에 이미 A양에게 아르바이트 얘기를 꺼냈고,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고 시키기도 했다. 블랙박스를 일부러 꺼놓고 다녔고 또 실종 당일에 휴대전화 자신의 가게에 놓고 나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B씨가 A양의 어머니가 찾아오자 놀라서 밖으로 도주하고 또 바로 목숨을 끊고 하는 걸 볼 때 대단히 치밀하게 미리 범죄를 준비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na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