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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불명 강진 여고생 '신고해줘' 문자뒤 'ㅋㅋㅋ' 의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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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 A양(16)을 찾기 위한 수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마지막 문자 속 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 오전 전남 강진군 도암면에서 경찰이 "아르바이트 하겠다"고 나선 뒤 실종된 여고생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전남지방경찰청]

19일 오전 전남 강진군 도암면에서 경찰이 "아르바이트 하겠다"고 나선 뒤 실종된 여고생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전남지방경찰청]

20일 전남지방경찰청과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A양은 실종 전날인 지난 15일 오후 3시 34분쯤 친구에게 '내일 아르바이트 간다. SNS 잘 봐라'는 SNS 메시지를 보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던 A양은 평소 가족끼리 잘 알고 지내던 B 씨를 만나러 가기 전 ‘아저씨가 알바 소개한 것을 주변에 말하지 말라고 했다. 나한테 무슨 일 생기면 신고해달라’고도 했다. A양은 친구에게 ‘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고 해 만났다. 해남 방면으로 이동한다’는 SNS 메시지도 보냈다.

A양은 B양에게 ‘지금 아르바이트를 간다’고 말한 뒤 집에서 20여㎞ 떨어진 도암면 한 야산에서 오후 4시 24분쯤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채 실종됐다.

강진 실종 여고생 A양의 문자가 공개된 후 A양이 사전에 위험 신호를 감지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은 A양이 친구 B양과 SNS로 문자를 주고받을 때 ‘ㅋㅋㅋ’를 여러 번 사용했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손수호 변호사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A양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강진 실종 여고생 A양이 보낸 문자에 웃음 표시인 “ㅋㅋㅋ(크크크)”가 있었다는 것.

그는 “‘ㅋㅋㅋ’가 이 대화 사이에 여러 차례 등장했다”면서 “진지하게 위험성을 인정하고 혹시 일 생기면 신고해 달라고 한 건지 아니면 그냥 농담으로 우스갯소리로 장난으로 한 건지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현정 앵커는 “이 또래 소녀들은 원래 진지한 얘기에도 ‘ㅋㅋㅋ’를 원체 많이 쓴다"고 지적했고, 손수호 변호사 역시 "그렇기 때문에 어느 쪽인지 현재로써는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또 손수호 변호사는 "적어도 A양은 아르바이트를 실제로 한다고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평소 가족끼리 잘 알고 지내던 아버지 친구 B(51)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가정하면 계획적인 범죄로 볼 정황이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일주일 전에 이미 A양에게 아르바이트 얘기를 꺼냈고,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고 시키기도 했다. 블랙박스를 일부러 꺼놓고 다녔고 또 실종 당일에 휴대전화 자신의 가게에 놓고 나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전남 강진에서 여고생이 나흘째 행방불명돼 경찰이 수색 중이다. 사진은 실종 당일인 지난 16일 A양 가족이 집에 찾아가자 B씨가 뒷문으로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된 CCTV 화면. [연합뉴스]

전남 강진에서 여고생이 나흘째 행방불명돼 경찰이 수색 중이다. 사진은 실종 당일인 지난 16일 A양 가족이 집에 찾아가자 B씨가 뒷문으로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된 CCTV 화면. [연합뉴스]

그러면서도 “B씨가 A양의 어머니가 찾아오자 놀라서 밖으로 도주하고 또 바로 목숨을 끊고 하는 걸 볼 때 대단히 치밀하게 미리 범죄를 준비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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