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2경기 4골...러시아에 내린 '호우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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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한 기자

20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 모로코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P=연합뉴스]

온 몸이 무기. 네 번째 월드컵에 나선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가 또 폭발했다.

호날두, 모로코전 헤딩골로 월드컵 득점 선두 #빠른 득점 페이스, 잔여 경기 따라 새 기록 도전도

호날두는 20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 모로코와 경기에서 전반 4분 타점 높은 헤딩슛으로 골망을 시원하게 흔들면서 선제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 골은 그대로 결승골로 연결됐고, 포르투갈은 모로코에 1-0 승리를 거두면서 조별리그 1승1무(승점 4)로 B조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 16일 스페인과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던 호날두는 2차전에서도 초반 자신의 장기를 발휘하면서 시원하게 골문을 열어젖혔다. 코너킥 상황에서 주앙 무티뉴가 올린 크로스를 수비진 사이를 파고들곤 몸을 날리면서 헤딩슛을 연결해 골을 터뜨렸다. 스페인전에서 오른발 2골, 왼발로 1골을 넣은데 이어 머리로도 골을 터뜨리면서 '온 몸이 무기'임을 재확인시켰다.

골을 터뜨린 뒤 호나우두는 높이 뛰었다가 제자리에 선 채 두 팔을 아래로 뻗는 특유의 '호우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자축했다. 이 골로 호날두는 페렌츠 푸스카스(헝가리)를 따돌리고 통산 85골로 유럽 개인 통산 A매치 최다 골 기록도 새롭게 작성했다. 4개 월드컵 대회 연속 골에 이어 월드컵에서 또하나의 국가대표 득점 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의 세리머니 때문에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선 '호우'를 빗대 '호우주의보가 발령했다'는 재치있는 비유도 하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많은 골이 터지는 그의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20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 모로코전에서 선제골을 넣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P=연합뉴스]

호날두는 앞서 세 차례 월드컵(2006, 2010, 2014년)에서 각각 1골씩만 넣는데 그쳤다. 네 번째 월드컵에서 그는 내친 김에 대회 득점왕도 노려볼 만 하다. 호날두의 득점 페이스는 빠른 편이다. 2경기 4골로 대회 득점 선두로 올라선 호날두는 조별리그 잔여 경기뿐 아니라 토너먼트에서도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느냐에 따라 추가 골도 가능한 상황이다.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이후 역대 월드컵 득점왕은 5~6골에서 형성돼왔다. 2002년 한일월드컵 득점왕 호나우두(브라질)만 8골로 많은 골을 터뜨렸는데, 그도 조별리그에선 4골을 기록했다. 역대 월드컵 득점왕 한 대회 최다 골 기록은 1958년 스웨덴 대회에서 쥐스텐 퐁텐(프랑스)이 기록한 13골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