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OECD "최저임금 5년간 54% 올릴 한국, 전세계 유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OECD 본부 건물 중 Chateau de la Muette. 이 건물 2층에 사무총장 집무실이 있다. [OECD 홈페이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OECD 본부 건물 중 Chateau de la Muette. 이 건물 2층에 사무총장 집무실이 있다. [OECD 홈페이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5년 동안의 대통령 임기 동안 54%의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건 OECD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보고서 통해 지적] #“생산성 향상 뒤따르지 않으면 # 한국 경쟁력에 타격 입힐 것” #“16.4% 인상 영향 평가한 뒤 #추가 인상폭 정해야” #반도체 높은 의존도 위험 요인 #

또 “한국의 국제경쟁력에 타격을 입힐 수도 있는 만큼 올해의 급격한 인상이 미친 영향을 평가한 뒤 내년 이후의 최저임금 추가 인상 수준을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20일 발표한 한국경제보고서(OECD Economic Surveys: Korea 2018)를 통해서다. OECD는 2년 주기로 회원국별 경제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저성장을 이어갔던 한국 경제가 세계교역량 확대와 반도체 수요 증가, 추경예산 등에 힘입어 지난해 3.1% 성장하면서 반등했다”며 “한국 정부는 공공부문 채용 확대 등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가계 소득 증대도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향후 한국 경제는 건설투자 둔화에도 불구하고 세계교역 성장세에 따른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와 내년 모두 3.0%씩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말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밝혔던 전망치와 동일하다.

보고서는 “공공부문 채용확대, 사회복지지출 증가, 최저임금 인상은 가계소득 및 민간소비 증가에 기여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생산성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5년 동안의 대통령 임기 동안 54%의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건 OECD에서 유례가 없는 수준이라 그 영향을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54%는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도달 목표를 달성했을 경우의 상승률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올해 16.4%에 이어 내년과 후년에도 15%씩 인상해야 한다.

보고서는 “생산성 증가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물가수준을 목표치 이상으로 상승시키고 한국의 국제적인 경쟁력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따라서 최저임금을 추가로 인상하기 전에 올해의 16.4% 인상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높은 수준의 가계부채 등도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거시 경제 측면에서는 “고령화 등 미래 도전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넓은 영역에서 재정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출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 지출 증가에 대비해 재원확보를 위해 부가가치세 등 상대적으로 경제성장에 영향이 적은 조세 활용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리 정책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금리 격차가 커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정책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성의 고용 확대,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 노인 기초연금 추가 증액 등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또 “한국의 평균 대기 질은 OECD 최하위 수준”이라고 꼬집은 뒤 “환경 관련 조세를 강화하고, 전기요금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OECD는 “대기업 집단으로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이 신규창업 위축, 주주 이익 침해, 부패 초래 등 문제점을 유발하면서 한국 주식시장 저평가(코리아디스카운트) 원인 및 한국경제 미래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수입 및 외국인투자에 대한 규제 완화▶상품시장 규제 자유화 통한 경쟁 강화▶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및 모든 상장사의 사외이사 비중 과반수 확대▶순환출자 단계적 해소 및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세종=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