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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만족 교육' - 학부모가 OK할 때까지…

중앙일보

입력

강남의 신흥 명문중학교인 구룡중 조영권(59)교장은 '고객(학생.학부모) 만족 경영'을 학교 경영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교사들에게 '끊임없는 변화와 자발적인 교육 능력 제고'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조 교장은 부전공 과목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 전원을 방학기간동안에 연수 프로그램에 재교육을 시키고 있다. 또 올해부터 캠코더로 교사 자신이 수업하는 장면을 촬영한후 나중에 장.단점을 파악해 자기 계발에 활용토록 하고 있다. 처음에는 일부 교사들이 "교사를 감시하려는 것이냐"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으나 조 교장의 설득을 받아들여 교사 1인당 매년 4회씩 캠코더 수업을 하기로 했다.

조 교장은 "학업 능력 수준이 높은 학생들과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공급자(교사)가 꾸준히 질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며 "고객 만족을 시켜야만 교사가 신뢰를 받을 수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학교는 영어 수업의 80% 가량을 영어로만 진행할 정도로 교사와 학생들의 수준이 높다. 이로 인해 1.2학년의 경우 영어 수업의 경우 수준별 이동 수업 대신 한 교실에서 상.중.하로 나눠 교사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교재로 수업을 하고 있다. 대신 1.3학년의 수학 수업은 수준별 이동 수업을 하고 있다.

이 학교는 학부모들과 협의를 거쳐 2학기때부터 국어.영어.수학.과학 등 4개 과목에 대해 영재교육반과 보충반을 운영할 계획이다. 학교측은 학생들에게 독서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독후감이나 권장도서 등을 담은 독서 신문을 분기당 1회 발행하고 필독 도서에서 논술 시험 문제를 출제하기도 한다. 방학에도 독서 숙제만 내고 매년 가을에 독서왕 골든벨 대회도 개최한다. 학교측은 교사의 체벌이나 비속어 사용을 절대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에 신문고 코너를 만들어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불만을 접수받고 있다. 이곳은 교장만 열람할 수있도록 하는 등 철저히 비밀을 보장하고 있다.

대신 불합리한 학교 운영이나 교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학교 운영애 철저히 반영하고 있다. 또 학생들에게 수행 평가 감점을 단 1점도 주지 않는다. "학교 생활에 충실한 학생들에게 굳이 감점을 줘 사기를 저하시킬 필요가 없고,스스로 공부할 수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기 위해서라는 것"이 조 교장의 설명이다.

학부모에 대한 서비스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예컨대 공지 사항에 대해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학생 평가 방법및 결과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모두 공개한다. 인성 교육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기관 강사를 초빙해 주당 한시간씩 인성 교육을 시킨다. 강남구청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자원봉사에 대한 강의도 받는다. 장래의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학생회 대의원중 희망자에 한해 중국.일본 등 선진지 견학을 할 수있는 기회도 제공해 준다.

김옥희(46)학부모회장은 "학부모와 학교간에 협조 체제가 잘 구축돼 있는 것이 구룡중의 장점이다"고 말했다.

◇구룡중
= 42학급의 설립인가를 받아 1989년 현재의 강남구 개포동에 개교했다. 경남.현대.우성.주공아파트 일부.타워팰리스 일부가 학구 배정 지역이다. 양재천 공원에 인접해 있는데다 아파트 등 주거지역만 밀집돼 있고 반경 1㎞이내 지역에 청소년 유해업소가 없어 교육환경이 매우 좋다. 현재 각 학년 11학급씩 총 33학급 1261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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