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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술' 앞둔 한국당, 말·말·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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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 [중앙포토]

김성태 자유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 [중앙포토]

"우리 모두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9일 전날 발표한 당 혁신안을 관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한국당의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대수술을 받기 전에는 수술을 거부하는 환자도 생길 것이고, 이런저런 구실을 대거나 의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불신하는 환자도 생기는 법”이라며 “수술 전 몸부림은 있겠지만, 폭넓은 의견을 들어서 대수술을 집도할 명의를 구하고, 모두가 앞으로 엄청난 대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당 해체를 포함해 ▲당명 개정 ▲원내중심 정당 구축 ▲구태청산 태스크포스(TF) 가동 ▲ 외부인사를 위원장으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방안 등을 혁신안으로 제시했다.

이를 두고 당 내부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김성태 월권 행사하는 것"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먼저 재선 의원 15명이 모인 자리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진태 의원은 "이념까지 마음대로 건드리려 하고 퍼포먼스나 하려고 한다. 독단적으로 정하지 말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 원내대표가 '월권'을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대출 의원 역시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가치를 잃어버리는 표변이나 돌변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보였다.

초선의원 32명 역시 19일 오전 국회에서 “김 대행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지 않은 것에 거의 모든 참석자가 유감을 표명했으며, 의원총회를 빨리 소집해서 의원들의 총의를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 좋겠다”며 '독단적 결정'을 비판했다.

"다른 당 갔다 온 사람이 '하늘서 떨어진 포청천'처럼 행동해"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홍준표 체제' 이후 당권 도전을 고민하고 있었던 중진들의 반발도 강하다. 정우택 전 원내대표는 "김성태 의원은 탄핵 후 한국당을 버리고 다른 당(바른정당)에 갔다 온 사람"이라며 "(중앙당 해체를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은) 본인이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포청천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황당한 행동"이라고 각을 세웠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심재철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엉뚱한 헛다리 짚기"라며 "이런 모습들이 그간 쌓여와 이번 참패를 가져왔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상진 의원은 "김 원내대표는 당 내외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혁신비대위 구성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비대위를 구성하도록 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국민의 명령" 목소리도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

반면 '급진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표명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한표 의원은 "우리가 살려고 하면 우리가 죽어야 한다", 박인숙 의원은 "이것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결단 의지를 보였다. 김재경 의원 역시 "김성태 대행이 밝힌 이 정도 개혁안에 화들짝 놀라는 우리 당의 현실이 절망스럽다”며 “죽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인식의 안일함이 놀랍고, 부둥켜안고 의지할 그 무엇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두렵다”고 두둔했다.

홍일표 의원은 "김 권한대행의 중앙당 해체 방안은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적정한지 의문"이라면서도 "김 대행의 퇴진은 더 혼란이 있을 수 있다. 비대위를 구성해 당내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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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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