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는 한국 낯설지 않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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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국 국영통신사 신화사 서울올림픽취재단 45명중 본팀 36명이 7일 북경을 떠나 홍콩을 경유, 서울에 도착했다.
본사 박병석 홍콩특파원은 7일 오후 홍콩 카이탁 국제공항에서 이들과 합류해 서울행 KAL618편에 동승, 중국팀의 서울올림픽 전략 및 신화사취재단의 이모저모를 취재했다.
다음은 박 특파원의 동승 취재기.

<86 아시안게임후 재회>
○… 『한국 중앙일보에서 우리 신화사 올림픽취재단을 마중하기 위해 홍콩까지 기자를 보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7일 오후 홍콩 카이탁 국제공항 보세구역에서 만난 신화사 체육부장 「왕쉰성」 (왕훈생·59)씨는 86서울아시안게임이후 만2년만에 다시 만난 기자를 이렇게 농담을 섞어가며 반겨주었다.
신화사 서울올림픽 취재단중반 이상이 86서울아시안게임당시 서울을 방문했던 기자들이어서 홍콩 카이탁 공항에서의 재회의 반가움은 더했다.

<금메달 8개이상 목표>
○…신화사 편집부국장으로 취재 단장격인 「창지에」 (장결·58)씨는 『한국방문이 이번이 처음이나 최근 양국간 민간차원의 경제왕래가 확대추세에 있고 얼마 전 펜대회 참석차 서울을 방문했던 작가 「펑무」 (풍목) 중국작가협회부주석이 친한 친구라서 한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은 느낌』 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국민들은 『중국선수들이 금메달을 8개미만으로 딸 경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해 최소한 8개의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7일 인민일보 해외판에 전재된 신화사 「취페이린」 (곡북림)기자의 전망으로는 8∼11개의 금메달 획득이 가능하다고.
장부국장은 기자에게 한국의 금메달 획득 목표등을 물은 뒤 이번 대회에서 『루마니아· 서독·한국·중국등 4개국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나 중·한 양국은 모두 아시아 국가 아니냐』면서『서로 좋은 성적을 얻도록 격려하자』고 했다.
행정조직으로 치면 우리나라의 차관보급에 해당되는 장부국장은 『기자는 취재를 하는 사람이지 취재대상은 아니니 내 기사를 싣지 말라』며 웃었다.
그는 왼쪽 가슴에 서울올림픽조직위가 보내준 올림픽마크를 부착했으며 기자가 사진을 찍자 『나는 취재 당하는 것이 제일 두렵다』면서 『사진보도도 사양』이라며 다시 웃었다.
하남출생으로 올해 기자경력 꼭4O년이 되는 장씨는 가나·그리스·필리핀등 해외특파원생활을 오래했으며 5명의 신화사부국장중 주로 국내문제를 담당하고 있다.
○…한편 86서울아시안게임당시도 신화사취재단 부 단장격으로 내한, 취재했던 왕훈생 체육부장은 산동의 개방도시 연대출생으로 『산동성이 한국과 거리도 가깝고 자원도 풍부해 양국간 경제협력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3시간의 비행시간 중 기자와 옆자리에 앉은 옥부장은 한국선수들의 개인경력을 포함해 한국선수단의 이모저모를 논할 정도로 소상히 알고 있다.
그는 특히 여자탁구의 현정화·양영자와 육상의 임춘애등에 대해 큰 관심을 표시.

<기자끼리는 취재 말자>
○…이번 신화사취재팀에는 취재· 사진· 기술 등에서 각각 1명의 여기자가 포함되어 눈길을 끌었다.
취재담당 홍일점 「씨에쑤잉」(사숙영·24)기자는 작년 9월 상해 복탄대학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곧장 신화사에 입사한 기자경력 1년생으로 올림픽취재단에 선발되는 행운(?)을 잡았다.
사기자의 취재종목은 중국으로서는 20여년만에 처음으로 참가하는 권투.
『하필이면 여기자가 권투취재냐』는 질문에『남녀는 평등 아니냐』고 응수했는데 그녀는 올6월 중국광주에서 개최된 세계여자축구대회를 취재하기도 했다. 사 기자는 『누구든 올림픽취재단에 선발되는 것은 큰 기쁨』이라며 서울 방문 전에 올림픽조직위에서 보내준 자료와 신화사가 마련한 관련자료를 정독했다고.
아직 미혼인 사 기자는 결혼에 대한 질문에 『같은 학과를 졸업한 남자친구가 있다. 현재 신화사에 같이 근무하고 있으며 올림픽 취재 후 귀국 즉시 결혼할 예정』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이번 신화사취재단은 86년 아시안게임 당시보다 더욱 개방된 자세였으나 아직도 『기자끼리는 취재하지 말라, 우리는 올림픽경기취재단』이라는 것을 강조.
한편 KAL측은 신화사기자전원에게 서울올림픽기념 접시와 서울지도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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