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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신용카드 사용 쉬워진다…인식용 점자스티커 제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시, 28종 스티커 중증 시각장애인 7500명에 배포

시각장애인이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카드 사용이다. 주민등록증과 복지카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등의 크기와 형태가 모두 비슷해 구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신용·체크카드를 여러 개 사용할 경우엔 카드 번호를 모두 외워야만 찾아 쓸 수 있다.

서울시는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사물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 인식용 점자스티커' 28종을 제작해 배부한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사물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 인식용 점자스티커' 28종을 제작해 배부한다. [사진 서울시]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점자 스티커가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시각장애인 인식용 점자 스티커’를 제작해 배부한다고 19일 밝혔다. 시각장애인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사물을 구분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25일까지 서울에 사는 1·2급 중증 시각장애인 약 7500명의 집에 스티커를 우편으로 발송할 계획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서울의 1급 시각장애인은 6417명, 2급 시각장애인은 1046명이다. 스티커는 서울 내 시각장애인 복지관 5곳, 장애인 점자도서관 10곳, 시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6곳에도 배치된다. 지방자치단체가 시각장애인용 스티커를 제작해 지원하는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다.

이 스티커를 활용하면 시각장애인들은 자신들이 쓰는 카드를 쉽게 구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만든 스티커 총 28가지 중 카드 식별용 스티커가 18종이다. 주민등록증, 복지카드, 신용카드 4종, 체크카드 2종, 교통카드 2종, 멤버십카드 2종, 사원증, 바우처카드 2종, 포인트 카드 2종, 학생증으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10종은 글자가 아닌 도형 모양이다. 건물 입구나 인터폰 등 시각장애인이 자주 이용하는 곳에 붙여 당사자가 해당 사물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28개 스티커는 A4용지 한장에 담겨있으며 한 개씩 떼어내 사용하게 된다.

서울시가 점자 스티커의 대부분을 카드식별용으로 만든 것은 시각장애인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 3월 시각장애인 250명을 대상으로 희망하는 스티커 문구와 형태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남성은 신용·체크카드, 여성은 멤버십카드를 스티커에 들어갈 문구로 가장 많이 꼽았다.

김인철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카드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일상생활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카드 구분을 어려워한다는 점을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스티커 사용 만족도와 추가 수요조사를 벌여 하반기에 점자 스티커를 제작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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