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매발톱 지음, 이우일 그림
민서각, 172쪽, 8500원
카르타고 장수 한니발이 로마로 진격할 때의 일화다. 거대한 바위산이 앞을 가로막자 한니발은 산 주변에 장작을 쌓은 뒤 불을 지르라고 명령했다.
바위가 달궈지자 이번에는 식초를 부으라고 했다. 바위는 쩍 소리를 내며 갈라졌다. 병사들은 "장군님이 기적을 일으키셨다"고 좋아했다. '역사를 바꾼 톡톡 과학이야기'에 따르면 이것은 '기적'이 아니라 '과학'이다. 단, 바위는 대리석이거나 석회암이어야 한다. 가열한 뒤 초산을 부으면 다른 재질의 바위보다 쉽게 부숴진다는 원리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역사 속에 숨어 있는 재미난 과학 이야기를 들려준다. 역사와 과학의 두 마리 토끼를 노린 교양서다.
북극의 거대 산맥이 통째로 녹아내린 이유와 신기루의 원리, 돌고래의 집단 자살을 막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과 돌고래의 소통 능력, 바다에 수장시킨 아랍 전쟁포로들의 부활에 얽힌 염분 농도와 부력의 원리 등 총 21가지의 역사 속 사례와 과학의 만남이 재미나게 소개됐다.
아이들의 질문에 과학 상식이 부족해 자주 당황했던 어른 독자들이 읽어도 괜찮은 책이다.
기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