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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ID 빠지고 완전 비핵화...트럼프 "시간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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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질문할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질문할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물로 채택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동성명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표현이 빠진 데 대해 “시간이 없어서 그 단어를 다 담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카펠라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CVID가 왜 빠졌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후속 조치 논의를 시작했고 논의를 한 번도 안 한 상황도 아니다”라며 “이 주제에 대해 여러 번 대화했다. 그래서 북한도 이를 잘 안다. CVID는 오늘 주제의 중심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동성명 문구를 보면 대단히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건 거래(deal)의 일부다. 나는 평생 동안 이런 일을 했고, 잘 해왔다”며 “앞으로 후속 논의를 진행하면서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양국 정상의 공동성명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 안전 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약속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세 번째 조항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작업을 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이 거듭 강조해온 ‘CVID’가 아닌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으로 대체된 것이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주도하는 양국 실무접촉이 그동안 난항을 겪었던 것은 미국이 ‘CVID’ 명기를 요구한 반면, 북한은 ‘패전국에나 적용할 수 있는 용어’라며 반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전임 행정부들의 북핵 대처를 ‘실패한 협상’이라고 비난하면서 ‘CVID’ 관철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해왔다.

그러나 예정에 없던 공동성명을 채택하면서 ‘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고른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비핵화 프로세스를 매우 빠르게 시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비핵화 조치가 조기에 가시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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