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소니 한국 공장 줄여 인도·동남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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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핀란드 노키아가 한국 내 생산량을 줄이고 경남 마산에 있는 생산시설 중 일부를 중국.인도로 옮긴다. 생산 인력도 약 30% 감축한다. 중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 부담과 급락하는 환율 등이 원인이다. 또 일본 소니도 올 하반기 중 한국소니전자의 경남 마산공장 두 곳 중 한 곳의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노키아의 한국 법인인 노키아TMC 관계자는 20일 "한국에서 한 해 생산하는 휴대전화 5000만 대 중 저가 카메라폰 1500만 대 생산 지역을 올해부터 중국.인도로 돌리기로 핀란드 본사가 결정했다"고 밝혔다. 본사의 이런 결정에 따라 노키아TMC는 1700여 명인 생산 인력 중 약 30%인 500명을 줄일 방침이다.

한국소니전자는 오디오.DVD 부품 등을 생산하는 마산 제2공장의 가동을 올 하반기께 중단키로 했다. 한국소니전자는 일부 생산설비를 말레이시아로 옮기고, 나머지는 처분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31일 전체 직원 1800여 명의 25%가량인 450여 명을 희망퇴직시켰다.

한국소니전자와 경남도.마산시 관계자는 소니 본사의 새로운 투자를 끌어오기 위해 25~27일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다.

마산=임미진 기자

[뉴스 분석] 노사 갈등보다 임금·환율이 떠나는 이유

예전에 한국에서 사업을 접거나 축소한 외국 업체들은 대부분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은 곳이었다. 지난해 철수한 L사 등이 그렇다. 요즘은 외국 업체의 철수 이유가 달라지고 있다. 노키아와 소니는 오로지 경제적 이유로 한국 사업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중국.인도.동남아 등지에 비해 훨씬 높은 인건비와 최근 치솟은 원화 가치가 그 이유다.

한국소니전자는 노사 합의로 2004~2005년 2년간 임금을 동결했는데도 한국 사업을 축소하겠다는 결정을 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조금이라도 제조 원가를 줄이고자 인건비가 싼 곳을 찾고 있는 것이다. 노키아TMC 관계자도 "지난해 업체 간 경쟁 때문에 휴대전화 값이 떨어져 인건비 부담이 한층 커진 게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한국에서의 생산을 줄이는 것은 1984년 한국법인을 설립한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화 가치마저 치솟았다. 한국에서 제조한 물량을 전부 수출하는 노키아.소니 등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가가치가 높아 상대적으로 인건비 부담이 적었던 휴대전화 업종마저 중국 등지로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전문가가 많다.

권혁주 기자

노키아, 국내 진출한 최대 외국 제조업체

◆ 노키아TMC와 한국소니전자는=노키아의 한국 법인인 노키아TMC는 지난해 5000만 대의 휴대전화 단말기를 생산한 노키아 최대 생산기지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9338억원, 영업이익은 약 1300억원이다.

한국 내 순수 외국기업(외국인 투자 100%)으로는 가장 크다. 노키아 본사는 지난해 전 세계에 2억6490만 대의 휴대전화를 팔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32.4%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소니가 100% 출자한 한국소니전자는 1972년 마산자유무역지역에 공장을 설립했다. 기록용 CD 드라이브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과 헤드폰 등을 생산하는 제1공장과 오디오.DVD 부품 등을 제조하는 제2공장으로 나뉜다. 지난해 매출은 5000억원이다.

*** 바로잡습니다

4월 21일자 1면 '노키아.소니 한국 공장 줄여 인도.동남아로' 기사에서 노키아의 한국법인인 노키아TMC가 한국에서 한 해 생산하는 휴대전화 5000만 대 중 저가 카메라폰 등 1500만 대 생산 지역을 중국.인도로 돌린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노키아TMC 측은 "동영상 폰 등의 생산을 500만 대가량 늘리기 때문에 전체 생산 감소 물량은 1000만 대 안팎"이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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