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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혈투, 18번 홀에서 갈렸다...'국내 매치 킹' 오른 PGA 멤버 김민휘

중앙일보

입력

10일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김민휘. [사진 KPGA]

10일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김민휘. [사진 KPGA]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중인 김민휘(26)가 국내 대회에서 5년8개월 만에 정상에 올랐다.

김민휘는 10일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현정협(35)에게 1홀 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2012년 10월 신한동해오픈 이후 5년 8개월 만에 거둔 국내 대회 우승이었다. 우승 상금은 2억원.

16강 조별리그에서 전체 2위(2승1패·승점 6)로 결승에 오른 김민휘는 전체 1위(2승1무·승점 7) 현정협과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궂은 환경 속에서 한때 2홀 차로 밀렸던 김민휘는 13번 홀 파, 14번 홀 버디로 만회하면서 동률을 이뤘다. 이후 3홀 연속 비기면서 17번 홀까지 동률을 기록했다.

10일 열린 KPGA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18번 홀에서 파 퍼트를 놓친 뒤 고개를 떨구는 현정협. [사진 KPGA]

10일 열린 KPGA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18번 홀에서 파 퍼트를 놓친 뒤 고개를 떨구는 현정협. [사진 KPGA]

승부는 파5 18번 홀 파 퍼트에서 갈렸다. 둘 다 핀 1m 안팎에 붙여 파 퍼트를 시도했다. 먼저 시도한 현정협은 퍼트가 홀 왼쪽으로 빠졌다. 반면 김민휘는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현정협은 자신의 퍼트에 고개를 한참 떨궜다. '우승 퍼트'를 성공시킨 김민휘는 한숨을 내쉬는 표정을 짓고 이내 활짝 웃었다. 김민휘는 "마지막 홀 결과 때문에 어부지리로 우승한 것 같다. 현정협 프로가 우승을 내게 떠넘겨주신 것 같다"면서 얼떨떨해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김민휘는 "이번 대회에 내가 그동안 가고자 했던 방향에 대한 시험을 많이 해봤다. 그리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 우승은 늘 좋은 일"이라면서 "PGA 투어 컷 탈락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이렇게 한국 투어에서 우승한 건 큰 영광이다. 이번 우승이 내게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1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고 다시 PGA 무대에 나설 것"이라던 그는 "6년 전 신한동해오픈 뒤에 일이 잘 풀렸다.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 좋은 기억을 갖고 미국에 돌아가겠다. 우승을 발판 삼아서 PGA 투어에서도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남해=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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